연금저축 월 납입액 정하는 4가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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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월 납입액 정하는 4가지 기준

가계부를 10년 넘게 쓰면서 연말마다 비슷한 장면을 봤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12월에 연금저축에 큰돈을 넣고, 이듬해 생활비가 빠듯해지는 경우입니다. 노후 준비는 오래 이어가야 하니까, 저는 공제 한도보다 매달 남는 돈을 먼저 봅니다.

1. 세액공제 한도는 목표액이 아니라 상한선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연금저축 납입액은 연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입니다.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까지 합치면 한도는 연 900만 원입니다. 연금저축만으로 600만 원을 채우려면 매달 50만 원을 넣어야 하죠. 하지만 한도가 50만 원이라고 해서 우리 집 예산에도 그 금액이 맞는 건 아닙니다.

총급여가 5,500만 원 이하인 근로자는 공제 대상 납입액의 15%, 이를 넘으면 12%가 소득세 세액공제율입니다. 지방소득세 감소분까지 함께 계산하면 흔히 16.5%, 13.2%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낮은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이 1년에 180만 원을 납입했다면 계산상 세금 감소액은 29만 7,000원입니다. 다만 이미 낼 세금이 적다면 계산한 금액을 모두 돌려받는 것은 아닙니다. 세액공제는 납입액에 붙는 보너스처럼 보여도, 결국 내가 부담할 세금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2. 월 15만 원이 편한 집은 15만 원부터

가상의 가계부를 하나 적어볼게요. 월 실수령액이 320만 원이고 주거비·보험료 같은 고정지출이 180만 원, 식비와 교통비를 포함한 생활비가 90만 원이라면 50만 원이 남습니다. 이 돈을 전부 연금저축에 넣으면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경조사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비상자금에 20만 원, 연금저축에 15만 원을 배분하고 나머지 15만 원을 유동적으로 두는 편이 이 집에는 더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월 15만 원은 1년에 180만 원입니다. 600만 원 한도에는 한참 못 미쳐도 매달 자동이체가 부담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출발입니다. 반대로 카드값을 메우려고 다음 달 납입을 멈춰야 한다면 금액을 낮추는 게 맞습니다. 저도 가계부에서 저축액을 늘릴 때는 한 달만 보지 않고 최근 석 달의 잔액을 봅니다. 명절, 휴가, 차량 유지비처럼 매달 나오지 않는 돈까지 생각해야 실제로 남는 금액이 보이거든요.

3. 계좌를 만들었다면 안에 담긴 것도 확인

연금저축이라는 이름만 같아도 상품의 비용과 운용 방식은 다릅니다. 원금 변동이 불편한지, 투자 손실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연금저축펀드에서는 선택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의 가격이 오르내릴 수 있고, 연금저축보험은 납입 방식과 사업비를 살펴봐야 합니다. 세액공제율만 보고 가입하면 몇 년 뒤 계좌 잔액을 보고 당황할 수 있습니다.

확인할 숫자는 어렵지 않습니다. 내가 낸 돈, 현재 평가금액, 그동안 빠져나간 비용입니다. 수익률이 높았던 한 해만 보기보다 손실이 났을 때도 계속 납입할 수 있는 구성이 중요합니다. 자동이체 날짜도 월급 다음 날이 편한 집이 있고, 카드 결제일이 지난 뒤가 편한 집이 있습니다. 가계부에 맞춰 날짜를 고르면 연금저축이 생활비와 부딪히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중간에 쓸 돈이라면 별도 통장에

연금저축은 가까운 시일에 쓸 돈을 모으는 통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일반적인 연금 수령은 55세 이후에 신청하고 가입일부터 5년이 지나야 하는 등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중간에 연금 외 방식으로 인출하면 세액공제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공제받지 않은 납입액 등은 과세 방식이 다르므로, 인출 전에는 계좌의 돈이 어떻게 구분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1~2년 안에 쓸 이사비, 등록금, 자동차 교체비를 연금저축 납입액과 따로 적습니다. 비상자금이 아직 없다면 연금저축 한도를 채우는 일보다 그 통장에 몇 달 치 필수지출을 모으는 일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형편이 나아진 뒤 월 15만 원을 20만 원으로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급한 돈 때문에 오래 모은 계좌를 깨는 일은 아깝습니다.

연금저축을 오래 유지하는 사람의 가계부에는 대단한 비법보다 감당할 수 있는 납입액이 적혀 있습니다. 올해는 우리 집 잔액이 허락하는 숫자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생활을 지키면서 오래 납입하는 편이 연말에 한도를 채우고 불안해하는 것보다 마음도, 가계부도 편했습니다.

연금저축 월 납입액 정하는 4가지 기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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