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받기 전 가계부로 따질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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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받기 전 가계부로 따질 4가지

가계부를 오래 쓰다 보니 이사 앞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전세대출 이자가 지금 월세보다 적으니 괜찮겠지?” 그런데 이자만 적어 두면 이사한 뒤 통장 잔고가 예상과 다르게 줄어들 때가 있습니다. 집을 고를 때는 대출 가능 금액보다 매달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먼저 보는 편이 마음도 살림도 편했습니다.

1. 대출 한도보다 월 이자를 먼저 적습니다

예를 들어 전세대출 1억 5천만 원을 연 4% 금리로 빌리고 이자만 내는 조건이라면, 단순 계산한 월 이자는 50만 원입니다. 계산식은 대출금에 연이율을 곱한 뒤 12로 나누는 것입니다. 여기에 관리비 18만 원, 공과금 12만 원을 더하면 한 달 주거비는 80만 원이 됩니다. 계약서에는 보증금만 크게 보이지만, 가계부에는 80만 원이 매달 찍힙니다.

금리가 달라질 때도 적어 봅니다. 같은 대출금에서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이자는 한 달에 약 6만 2천5백 원, 1년에 75만 원 늘어납니다. 이 숫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봐야 합니다. 실제 납부액은 금리 적용 방식과 납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계약 전에는 은행이 제시한 상환 예정액으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저라면 월 실수령액에서 식비나 교통비를 무작정 줄여 주거비를 맞추지는 않겠습니다. 월급 350만 원인 집이라면 주거비 80만 원을 뺀 270만 원으로 보험료, 식비, 통신비, 저축, 쉬는 날의 지출까지 살아야 합니다. 지난 석 달 가계부를 펼쳐 그 돈으로 실제 생활이 가능했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2. 계약하는 달에는 목돈이 따로 나갑니다

전세대출을 받으면 보증금을 전부 빌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상품 조건과 소득, 주택, 보증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계약금으로 먼저 낼 돈, 대출로 채우지 못하는 보증금, 중개보수와 이사비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대출 상담에서 들은 한도와 최종 승인액 사이에 차이가 날 가능성까지 생각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상의 예로 보증금 2억 원인 집에서 1억 5천만 원을 빌린다면 내 돈 5천만 원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중개보수와 이사비, 입주 후 필요한 물건값으로 300만 원을 잡으면 준비할 현금은 5천3백만 원입니다. 이 돈을 채우느라 비상금을 모두 쓰면 작은 수리비나 소득 공백에도 카드값이 밀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사 비용을 적을 때 다음 네 칸을 따로 만듭니다.

  • 보증금 중 내 돈으로 낼 금액
  • 계약부터 입주까지 필요한 비용
  • 입주 뒤 첫 두 달의 주거비
  • 손대지 않을 생활 비상금

이렇게 적으면 같은 2억 원짜리 집이라도 지금 들어갈 수 있는 집인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자격이 된다면 주택도시기금의 버팀목전세자금 같은 정책 대출도 은행 상담에서 함께 확인할 만합니다. 다만 상품별 자격과 금리는 신청 시점에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3. 이자율만 보지 말고 계약 기간의 총비용을 봅니다

은행 두 곳에서 받은 조건이 비슷해 보일 때는 월 이자만 비교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보증료, 대출 관련 비용, 우대금리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도 함께 봐야 합니다. 우대금리를 받으려고 새로 가입한 상품에 매달 돈이 나간다면, 그 금액 역시 가계부에는 지출로 남습니다.

예를 들어 2년 동안 A 조건의 월 이자가 48만 원이고 추가 비용이 30만 원이라면 단순 총액은 1천182만 원입니다. B 조건은 월 이자가 47만 원이어도 추가 비용이 70만 원이면 1천198만 원입니다. 월 이자만 보면 B가 싸지만, 이 예시에서는 A의 2년 비용이 16만 원 적습니다. 비교할 때는 같은 대출금과 기간을 놓고 은행이 안내한 비용을 모두 적어야 합니다.

또 계약 만기에 대출 원금을 어떻게 갚을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매달 이자만 내는 동안 원금은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점과 대출 상환 시점이 맞물리는 만큼, 계약 갱신이나 이사 계획도 대출 기간과 함께 살펴야 합니다.

4. 보증금 반환과 대출 보증은 구분해서 확인합니다

전세대출 승인이 나면 보증금도 안전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출을 위한 보증과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를 대비한 반환보증은 역할이 다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 안내에서도 전세자금 관련 보증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구분합니다. 원하는 집이 반환보증 대상인지, 가입 가능한 금액은 얼마인지는 계약 전에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계부 관점에서도 이 차이는 큽니다. 보증금이 제때 돌아오지 않으면 다음 집 계약금과 이사비를 마련할 계획이 흔들릴 수 있어서입니다. 등기사항과 선순위 권리, 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할 시간 없이 계약을 서두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출 상담을 받을 때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도 함께 물으면 빠뜨릴 일이 줄어듭니다.

전세대출은 이자 몇 만 원을 아끼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매달 나갈 돈과 처음 필요한 현금, 만기에 돌려받아야 할 돈을 한 장에 적어 보면 집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제 가계부에서는 마음에 드는 집보다 오래 무리 없이 살 수 있는 집이 결국 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전세대출 받기 전 가계부로 따질 4가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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