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 전에 가계부로 확인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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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대출 전에 가계부로 확인할 5가지

가계부를 오래 쓰다 보니 대출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바뀌었다. 광고에 적힌 금리보다 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돈과 매달 빠져나갈 돈이 더 궁금하다. P2P대출도 그 두 숫자를 적어 보면 우리 집에 맞는 선택인지 판단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P2P대출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의 자금이 차입자에게 대출되는 방식이다. 급한 지출 앞에서 대출 가능 금액만 보고 신청하기 쉽지만, 가계부에는 수수료와 상환 일정까지 함께 들어와야 한다. 내가 확인하는 순서는 다섯 가지다.

1. 등록된 업체인지 먼저 확인한다

P2P대출을 취급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는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의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에서 업체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비슷한 이름의 업체가 있을 수 있으니 광고 문구만 보지 말고 계약서에 적힌 회사명과 대조하는 편이 좋다.

등록 여부를 확인했다고 해서 대출 조건이 자동으로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구와 계약하는지 분명히 하는 첫 단계다. 상담 중 안내받은 업체와 계약서의 업체가 다르거나, 수수료를 별도 계좌로 먼저 보내라고 한다면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게 낫다.

2. 금리와 수수료를 한 줄에 적는다

금리만 비교하면 비용을 작게 보기 쉽다. 금융위원회도 P2P대출 차입자에게 이자와 수수료를 함께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수수료가 얼마인지, 언제 내는지, 대출금에서 먼저 빠지는지를 계약 전에 봐야 한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1년간 연 12%로 빌리고, 이자는 매달 내며 원금은 만기에 갚는 조건을 가정해 보자. 이자는 한 달에 10만 원씩, 1년 동안 120만 원이다. 여기에 수수료 20만 원을 처음에 낸다면 부담하는 비용은 140만 원이다. 수수료가 대출금에서 공제되면 처음 손에 쥐는 돈은 980만 원이다. 1,000만 원을 신청했다는 사실보다 이 차이가 가계부에는 더 중요하다.

같은 금액을 연 10%, 별도 수수료 없이 같은 방식으로 빌릴 수 있다면 1년 이자는 100만 원이다. 두 조건의 비용 차이는 40만 원이다. 실제 상품은 상환 방식과 수수료 부과 시점이 다를 수 있으니, 비교할 때는 기간과 갚는 방식을 같게 맞춰야 한다.

3. 월 납입액만큼 만기 원금도 본다

한 달에 10만 원이면 감당할 만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앞의 예시처럼 만기에 원금 1,000만 원을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원금을 12개월 동안 모으려면 매달 약 83만 원을 따로 떼어 둬야 한다. 이자 10만 원까지 합치면 가계가 준비해야 할 돈은 매달 약 93만 원인 셈이다.

반대로 원리금균등상환은 매달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내므로 마지막에 큰 원금이 남지는 않는다. 대신 매달 납입액이 커진다. 어느 방식이든 가계부에는 ‘이번 달 납입액’과 ‘앞으로 남은 원금’을 따로 적는 게 좋다. 만기일에 보너스나 적금 만기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 돈을 다른 지출에 이미 배정해 두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4. 생활비가 흔들리는 달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대출 가능 금액은 빌릴 수 있는 한도이고, 우리 집이 무리 없이 갚을 수 있는 금액은 따로 있다. 최근 석 달 가계부에서 월급이 적게 들어온 달이나 병원비·경조사가 겹친 달을 골라 보자. 그달의 필수 생활비, 기존 대출 상환액, 새 대출 납입액을 더하면 여유가 얼마나 남는지 보인다.

이를테면 월 수입 300만 원에 필수 생활비 190만 원, 기존 대출 상환액 50만 원인 집은 장부상 60만 원이 남는다. 새 대출 납입액이 40만 원이면 남는 돈은 20만 원이다. 숫자로는 흑자지만 차량 수리비 한 번에 흔들릴 수 있다. 이런 달이 자주 있다면 대출액을 줄이거나 상환 기간을 다시 비교하는 편이 마음도 덜 급하다.

중도상환할 생각이 있다면 관련 비용도 확인해야 한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령에는 조기상환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에 관한 규정이 있다. 실제로 얼마가 부과되는지는 상품의 약정과 수수료 안내를 읽고 판단해야 한다.

5. 빌리는 이유와 다른 선택지를 함께 적는다

냉장고가 갑자기 고장 났을 때와 매달 생활비가 모자랄 때는 필요한 대응이 다르다. 전자라면 필요한 금액만 빌리고 상환 날짜를 잡을 수 있다. 후자라면 이번 달 부족분을 대출로 채워도 다음 달 같은 빈칸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그럴 때는 식비나 고정비에서 실제로 줄일 수 있는 항목이 있는지 먼저 보는 게 오래간다. 무조건 아끼자는 뜻은 아니다. 우리 집에서 덜 아쉬운 지출을 찾자는 이야기다.

이미 대출이 있다면 기존 금융회사에 금리나 상환 조건 변경이 가능한지 묻고, 다른 대출 상품과도 총비용을 비교해 볼 만하다. 비교표에는 신청액, 실제 수령액, 월 납입액, 만기 원금, 수수료를 한 줄씩 적으면 된다. 광고 속 금리는 기억에서 흐려져도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날짜와 금액은 남는다. 나는 그 숫자를 보고도 생활비가 편안히 돌아갈 때만 새 대출을 고려하는 편이다.

P2P대출 전에 가계부로 확인할 5가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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