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사업자대출 전에 계산할 4가지 숫자

가계부를 오래 쓰다 보니 사업자 대출 이야기를 들을 때도 먼저 월말 잔고가 떠오릅니다. 지난달 매출이 괜찮았는데 통장에 돈이 없다면, 필요한 건 대출 한도보다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날짜를 맞춰 보는 일일 수 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사업자대출을 찾고 있다면 대출금으로 어떤 빈틈을 메울지부터 적어두는 게 좋습니다.
1. 대출금보다 먼저 필요한 자금의 기간
신용보증기금은 사업자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기관이 아닙니다. 기업을 심사해 보증서를 발급하고, 은행이 그 보증서를 바탕으로 대출을 취급하는 구조입니다. 보증 심사를 통과했다고 은행 대출 조건까지 확정된 것으로 생각하면 계획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처 대금 2,400만 원이 두 달 뒤 들어오는데, 이번 달 재료비와 인건비로 1,800만 원이 먼저 필요하다고 해볼게요. 이때는 매출채권 입금일과 지출일 사이의 두 달을 메우는 자금인지, 앞으로 매달 운영비가 계속 부족한 상태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두 경우는 필요한 금액도, 감당할 수 있는 상환 일정도 다릅니다.
가계부에서 카드 결제일을 표시하듯 사업 통장에도 재료비, 급여, 임차료, 세금 납부일을 적어두면 좋습니다. 한 달 매출 합계만 보면 흑자인데 15일 급여일에는 현금이 모자라는 일이 실제로 생기니까요. 대출 신청 금액은 막연한 최대한도보다 가장 부족한 날의 금액에 여유 자금을 더해 잡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2. 이자와 보증료를 합친 월 부담
보증부 대출에는 은행에 내는 이자와 신용보증기금에 내는 보증료가 있습니다. 신용보증기금 안내에 따르면 보증료율은 기업 평가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지며, 보증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은행 금리와 보증 비율도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지니 상담 때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숫자를 넣어보면 감이 옵니다. 대출 3,000만 원, 연 금리 5%, 보증금액 2,700만 원, 연 보증료율 1%를 가정하면 첫해 이자는 단순 계산으로 150만 원, 보증료는 27만 원입니다. 합계 177만 원으로 월평균 약 14만 7,500원이지요. 실제 납부액과 시점은 실행일, 잔액, 보증기간과 계약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숫자는 비교를 위한 예시일 뿐입니다.
더 중요한 건 원금입니다. 같은 3,000만 원을 2년 동안 매달 같은 원금으로 갚는다면 원금만 월 125만 원입니다. 이자와 보증료의 월평균만 보고 ‘15만 원 정도면 되겠다’고 판단하면 통장에서 빠져나갈 돈을 크게 놓칩니다. 거치기간이 있는지,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지, 중도상환 조건은 어떤지까지 은행 약정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3. 매출이 줄어도 버틸 수 있는 잔고
대출을 받아야 할 때는 대개 마음이 급합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매출이 좋은 달을 기준으로 상환액을 계산하기 쉽습니다. 저는 오히려 매출이 적었던 달을 옆에 놓고 봅니다. 가계부에서 명절 보너스를 매달 수입으로 잡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월매출 800만 원인 가게가 재료비 350만 원, 인건비 180만 원, 임차료와 공과금 100만 원, 기타 운영비 50만 원을 쓴다면 일단 120만 원이 남습니다. 여기서 세금으로 남겨둘 돈과 대표자의 생활비, 기존 대출 상환액을 빼야 진짜 가용 현금이 보입니다. 매출이 10% 줄어 720만 원이 되면 다른 비용이 그대로라는 가정 아래 남는 돈은 40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이 상태에서 매달 원금까지 100만 원 넘게 갚아야 한다면 운영이 빠듯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두 달 뒤 들어올 대금으로 갚을 계획이라면 입금이 한 달 늦어질 때 쓸 현금도 계산해야 합니다. 손익계산서의 이익과 통장 잔고는 같은 숫자가 아닙니다.
4. 상담 전에 꺼내 놓을 기록
신용보증기금은 신용상태, 사업성, 자금 필요성 등을 종합해 보증 여부와 금액을 판단합니다. 대표자의 신용점수 하나로 결정되는 방식은 아닙니다. 신용보증기금의 상담 안내에는 사업자등록증, 최근 재무제표나 매출 확인 자료, 사업 현황을 설명할 자료 등이 제시돼 있습니다. 업종과 신청 내용에 따라 추가 자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서류를 모을 때는 ‘얼마를 빌릴 수 있나’ 옆에 ‘어디에 언제 쓸 건가’를 한 장으로 적어두면 상담이 훨씬 구체적입니다. 예를 들어 재료비 900만 원은 11월 5일, 급여 700만 원은 11월 15일, 거래처 대금 2,100만 원은 12월 말 입금 예정이라는 식입니다. 이미 쓰고 있는 대출의 잔액과 월 상환액도 함께 적어야 새 대출의 부담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사업 통장과 생활비 통장을 나눠 기록하면 더 선명해집니다. 매출이 들어온 날 생활비를 한꺼번에 옮기면 사업에는 현금이 부족해도 이유를 찾기 어렵거든요. 돈을 빌리는 일이 잘못은 아닙니다. 다만 신용보증기금사업자대출이 급한 한 달을 넘기는 데 필요한지, 계속되는 적자를 가리는 데 쓰이는지 숫자가 먼저 말해줍니다. 저는 그 차이를 확인한 뒤에야 대출 조건을 비교하는 게 마음도 덜 불안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