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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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제 가계부를 다시 넘겨보다가 6년 전 자동차를 바꿀 때 적어둔 메모를 봤습니다. 차값보다 더 크게 느껴졌던 건 매달 빠져나가는 자동차대출 원리금이었어요. 처음에는 월 38만 원이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보험료와 유류비, 정비비까지 붙으니 실제로는 매달 70만 원 가까이 차에 쓰고 있더라고요.

자동차대출은 집처럼 큰 금액은 아니라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런데 가계부 입장에서는 꽤 무거운 고정비입니다. 특히 36개월, 48개월, 60개월로 나눠 갚다 보면 생활비 구조 자체가 바뀝니다. 그래서 저는 자동차대출을 볼 때 금리만 보지 않고, 내 월급 안에서 이 돈이 얼마나 오래 자리를 차지하는지부터 봅니다.

1. 월 상환액은 소득의 10% 안쪽이 편합니다

제가 가장 먼저 보는 숫자는 월 상환액입니다. 자동차대출 계산기에서 나오는 월 납입금이 세후 월소득의 10%를 넘기 시작하면 생활비가 꽤 빡빡해집니다. 예를 들어 세후 월소득이 300만 원이라면 자동차대출 원리금은 30만 원 안쪽이 마음 편한 선입니다.

물론 맞벌이인지, 주거비가 얼마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월세가 없고 저축 여력이 큰 집이라면 40만 원도 가능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미 주거비 80만 원, 통신비 15만 원, 보험료 25만 원이 나가는 집이라면 자동차대출 40만 원은 단순한 40만 원이 아닙니다. 식비와 외식비를 계속 압박하는 돈이 됩니다.

  • 세후 월소득 250만 원: 월 상환액 25만 원 안쪽
  • 세후 월소득 350만 원: 월 상환액 35만 원 안쪽
  • 세후 월소득 500만 원: 월 상환액 50만 원 안쪽

이 숫자가 절대 기준은 아니지만, 가계부를 오래 쓰다 보니 10%를 넘는 순간 다른 항목에서 무리하게 줄이는 일이 많았습니다. 자동차는 편하려고 사는 건데, 매달 카드값 때문에 불편해지면 방향이 이상해집니다.

2. 차값이 아니라 총비용으로 봐야 합니다

자동차대출 상담을 받을 때는 보통 차량 가격과 월 납입금이 크게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 가계부에는 더 많은 항목이 들어옵니다. 취득세, 자동차세, 보험료, 유류비, 주차비, 세차비, 소모품 교체비가 따라옵니다.

예를 들어 2,800만 원짜리 차를 사고 2,000만 원을 자동차대출로 빌렸다고 해볼게요. 월 납입금이 40만 원이라면 처음엔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보험료를 월평균 10만 원으로 나누고, 유류비 20만 원, 주차비 8만 원, 정비 적립금 5만 원을 더하면 매달 자동차 관련 지출은 83만 원이 됩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차를 사기 전 가계부에 ‘가짜 자동차비’를 3개월 넣어보는 겁니다. 실제로 돈을 쓰지는 않더라도 월 상환액과 유지비를 합친 금액을 별도 통장에 옮겨두는 방식입니다. 3개월 동안 생활이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 그 차는 감당 가능한 차일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한 달 만에 카드 할부가 늘어난다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쪽이 낫습니다.

3. 금리 1%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자동차대출은 금액이 수천만 원 단위라 금리 1% 차이가 꽤 선명하게 보입니다. 2,000만 원을 60개월로 빌렸다고 가정하면, 금리가 5%일 때와 7%일 때 총 이자는 수십만 원 이상 차이 날 수 있습니다. 월 납입금으로 보면 몇 만 원 차이라 작아 보이지만, 5년 동안 쌓이면 타이어 한 번 갈 비용이 됩니다.

그래서 자동차대출을 알아볼 때는 딜러가 제시한 금융 조건만 보고 바로 정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은행 자동차대출, 카드사 할부, 캐피탈 상품을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월 납입금만 맞추는 게 아니라 대출기간, 중도상환수수료, 선수금 조건까지 같이 보는 겁니다.

제가 비교할 때 적는 항목

  • 대출금액
  • 금리
  • 상환기간
  • 월 납입금
  • 총 이자
  • 중도상환수수료 여부

솔직히 상담 자리에서는 월 납입금이 제일 귀에 잘 들어옵니다. “월 29만 원이면 됩니다”라는 말은 부담이 적어 보이거든요. 그런데 기간이 72개월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차는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는데, 대출은 오래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4. 선수금은 비상금과 섞으면 안 됩니다

차값을 줄이려고 가진 현금을 최대한 선수금으로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월 상환액은 줄어드니 좋아 보이지만, 비상금까지 털어 넣으면 위험합니다. 자동차를 사는 달에는 예상보다 돈이 더 나갑니다. 블랙박스, 썬팅, 보험료, 첫 주유, 등록 관련 비용이 한꺼번에 붙습니다.

저는 최소 3개월 생활비는 남긴 뒤 선수금을 정하는 편을 권합니다. 한 달 생활비가 250만 원인 집이라면 750만 원은 손대지 않는 돈으로 남겨두는 식입니다. 자동차대출 금리를 조금 줄이겠다고 비상금을 없애면, 갑자기 병원비나 이사비가 생겼을 때 카드론 같은 더 비싼 돈을 쓰게 될 수 있습니다.

차를 사는 순간부터 유지비도 시작됩니다. 특히 중고차라면 첫 6개월 안에 타이어, 배터리, 엔진오일, 브레이크 패드 같은 지출이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자동차대출 계획에는 선수금뿐 아니라 초기 정비비도 같이 넣어야 현실적입니다.

5. 대출기간은 차를 보유할 기간보다 짧게 잡습니다

자동차대출 기간을 길게 잡으면 월 납입금은 내려갑니다. 그래서 60개월이나 72개월을 선택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4년쯤 지나 차를 바꾸고 싶어질 때입니다. 아직 대출이 남아 있으면 기존 차를 팔아도 대출 잔액을 다 갚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5년 이상 탈 자신이 있는 차라면 48개월이나 60개월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출퇴근 거리, 가족계획, 이사 가능성, 직장 변화가 큰 시기라면 너무 긴 자동차대출은 부담입니다. 차를 오래 탈수록 수리비는 올라가고, 대출이 남아 있으면 지출이 겹칩니다.

제 가계부 기준으로 가장 편했던 방식은 월 납입금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48개월 안쪽으로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월 납입금이 너무 커진다면 기간을 늘리기보다 차급을 낮추는 쪽이 전체 생활비에는 더 안정적이었습니다.

자동차대출 전 가계부에 넣어볼 계산

자동차대출을 결정하기 전에 종이에 딱 네 줄만 써봐도 감이 옵니다. 월 상환액, 월 유지비, 기존 고정비, 남는 현금흐름입니다. 예를 들어 세후 소득 320만 원, 기존 고정비 150만 원, 생활비 100만 원인 사람이 자동차대출 38만 원과 유지비 35만 원을 더하면 남는 돈은 3만 원입니다. 이러면 차는 살 수 있어도 생활은 거의 버티는 구조가 됩니다.

반대로 같은 소득이라도 기존 고정비가 100만 원이고 생활비가 90만 원이라면 자동차비 73만 원을 더해도 57만 원이 남습니다. 이 정도면 적금 일부를 유지하면서 차를 굴릴 수 있습니다. 자동차대출 가능 여부는 신용점수나 한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 생활비가 남겨주는 빈자리의 문제입니다.

새 차든 중고차든 차가 주는 편리함은 분명합니다. 저도 아이 병원 갈 때, 장 보러 갈 때, 비 오는 날 출근할 때 차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다만 자동차대출은 사는 순간의 설렘보다 갚는 기간의 무게가 더 오래 남습니다. 내 가계부가 감당할 수 있는 차를 고르면, 차를 탈 때마다 마음이 덜 조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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