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점검하는 5가지 방법: 월급쟁이 노후 돈 새는 곳 막기

Last Updated :
퇴직연금 점검하는 5가지 방법: 월급쟁이 노후 돈 새는 곳 막기

1. 퇴직연금은 ‘먼 미래 돈’이 아니라 내 월급의 일부다

얼마 전 가계부를 넘겨보다가 10년 전 월급명세서를 발견했는데, 그때는 퇴직연금을 거의 보지 않았더라고요. 월급 통장에 들어오는 돈만 내 돈 같고, 퇴직연금은 회사 어딘가에 맡겨진 숫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 이 돈도 결국 내가 일해서 만든 돈입니다. 다만 지금 쓰지 못하게 잠시 떨어져 있을 뿐이에요.

퇴직연금은 크게 DB형, DC형, IRP로 나뉩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더 많이 지고, 퇴직할 때 평균임금과 근속연수에 따라 받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넣어주는 부담금을 내 계좌에서 직접 굴리는 구조입니다. IRP는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담거나, 개인이 추가로 납입할 수 있는 계좌라고 보면 됩니다.

가계부 관점에서 보면 차이는 단순합니다. DB형은 회사 제도와 내 근속기간을 확인하는 게 먼저이고, DC형과 IRP는 내가 방치하면 수익률도 방치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특히 DC형인데 원리금보장 상품에만 5년, 10년 묶여 있는 경우를 꽤 봤습니다. 안정적인 게 나쁜 건 아니지만, 30대나 40대 초반처럼 시간이 긴 사람에게는 너무 조심스러운 선택일 수 있습니다.

2. 내 퇴직연금에서 먼저 볼 숫자 3개

퇴직연금 앱에 들어가면 상품명부터 보여서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저는 먼저 딱 3개만 봅니다. 현재 잔액, 1년 수익률, 수수료입니다. 이 세 가지만 봐도 계좌가 잠자고 있는지, 과하게 흔들리고 있는지 어느 정도 감이 옵니다.

  • 현재 잔액: 퇴직 시점까지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계산하는 출발점
  • 1년 수익률: 최근 시장 흐름 속에서 내 계좌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는 숫자
  • 수수료: 매년 조용히 빠져나가는 관리비

예를 들어 퇴직연금 잔액이 2,000만 원이고 연 1% 차이가 난다고 해도 1년에는 20만 원입니다. 작아 보이죠. 그런데 이 차이가 15년, 20년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생활비에서 매달 커피값 1만 원 줄이는 것도 의미 있지만, 이미 쌓인 2,000만 원이 낮은 금리로 오래 멈춰 있는 것도 꽤 큰 새는 지점입니다.

다만 수익률만 보고 상품을 바꾸는 건 조심해야 합니다. 작년에 많이 오른 상품이 올해도 계속 잘 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가계부도 한 달 식비만 보고 생활 전체를 판단하지 않듯이, 퇴직연금도 최소 3년 이상 흐름과 내 나이를 같이 놓고 봐야 덜 흔들립니다.

3. DC형과 IRP는 ‘자동 방치’가 제일 비싸다

DC형 퇴직연금이나 IRP를 가진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처음 가입할 때 기본 상품으로 두고 잊어버리는 겁니다. 사실 그 마음 이해합니다. 퇴직연금 상품 이름은 어렵고, 원금 손실이라는 말은 부담스럽고, 당장 생활비가 더 급하니까요.

그런데 방치도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35세 직장인이 DC형 퇴직연금에 매년 300만 원씩 쌓인다고 가정해볼게요. 연 2%로 굴러가는 경우와 연 5%로 굴러가는 경우는 20년 뒤 차이가 꽤 큽니다. 매년 넣는 금액은 같아도 시간과 수익률이 붙으면 결과가 벌어집니다. 물론 5%가 매년 보장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장기 계좌에서는 너무 낮은 기대수익률로 고정해두는 것도 비용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퇴직연금을 생활비 통장처럼 매일 보지는 않습니다. 대신 분기마다 한 번, 많아도 한 달에 한 번만 봅니다. 장기 돈을 매일 보면 괜히 마음이 흔들리고, 떨어진 날에는 불안해서 팔고 싶어집니다. 퇴직연금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생활 리듬에 맞춰 오래 끌고 가는 돈입니다.

4. 세액공제는 ‘공짜 혜택’처럼 보여도 생활비와 같이 봐야 한다

IRP나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혜택 때문에 많이들 관심을 가집니다.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 금액이 보이면 기분이 좋거든요. 그런데 저는 가계부 상담을 할 때 무조건 한도까지 넣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묶이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매달 75만 원씩 넣으면 1년에 900만 원입니다. 세액공제 관점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월 생활비가 빠듯한 집에서는 이 75만 원 때문에 카드값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세금은 돌려받고, 카드 이자는 내는 이상한 상황이 됩니다. 숫자로 보면 꽤 자주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순서를 이렇게 잡습니다. 비상금 3개월치 생활비를 먼저 만들고, 고금리 대출이 있다면 그 부담을 줄인 뒤, 남는 현금흐름 안에서 IRP 납입액을 정합니다. 처음부터 큰 금액이 아니어도 됩니다. 월 10만 원, 20만 원처럼 부담 없는 금액으로 시작해도 계좌를 움직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5. 퇴직연금 점검 루틴은 단순할수록 오래 간다

가계부를 오래 쓰면서 느낀 건, 복잡한 규칙은 오래 못 간다는 겁니다. 퇴직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1년에 두 번 정도만 제대로 점검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6월과 12월처럼 달력을 정해두면 더 편합니다.

  • 내 퇴직연금 유형이 DB형인지 DC형인지 확인하기
  • DC형이나 IRP라면 상품 비중이 내 나이와 맞는지 보기
  • 수익률이 낮다면 이유가 상품 때문인지 시장 때문인지 나눠보기
  • IRP 추가 납입은 세액공제보다 현금흐름을 먼저 보기
  • 퇴직이나 이직 예정이 있다면 퇴직금이 어디로 들어오는지 미리 확인하기

상품을 고를 때도 너무 멋진 답을 찾으려고 하면 시작이 늦어집니다. 투자 경험이 거의 없다면 원리금보장 상품과 TDF 같은 장기형 상품을 섞어보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투자 경험이 있고 변동성을 견딜 수 있다면 주식형 비중을 조금 더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남들이 좋다는 상품보다 내가 1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구조입니다.

퇴직연금은 당장 장바구니 물가처럼 피부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밀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계부를 오래 써보면 큰돈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기보다, 안 보이는 곳에서 천천히 굳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퇴직연금도 그런 돈입니다. 지금 한 번 로그인해서 잔액과 상품만 확인해도, 미래의 내 생활비를 조금 더 내 편으로 돌려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직연금 점검하는 5가지 방법: 월급쟁이 노후 돈 새는 곳 막기 - 요약
퇴직연금 점검하는 5가지 방법: 월급쟁이 노후 돈 새는 곳 막기 | 엠벨런스 : https://mbalance.co.kr/2676
엠벨런스 © mbalance.co.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