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비교할 때 가계부로 보는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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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비교할 때 가계부로 보는 5가지 숫자

지난달 가계부를 보다가 카드 할인액보다 배달비가 더 늘어난 걸 발견했습니다. 새 카드로 혜택을 받기 시작한 뒤 배달 주문이 두 번 많아졌더군요. 할인 문구만 봤을 때는 이득 같았는데, 가계부 숫자는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뒤로 신용카드비교를 할 때는 광고에 적힌 할인율보다 제 지출 내역을 먼저 펼쳐 봅니다.

1. 한 달 카드 지출에서 반복되는 금액

최근 3개월 카드 명세서를 꺼내 식비, 장보기, 교통, 통신, 온라인 쇼핑처럼 매달 쓰는 돈을 나눠 봅니다. 어느 한 달의 큰 결제보다 세 달 내내 반복된 금액이 카드 선택에 쓸모 있습니다. 제 가계부에서도 명절 선물을 산 달에는 쇼핑비가 유난히 컸지만, 평소 쇼핑비는 그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 한 달에 맞춰 쇼핑 카드를 고르면 나머지 열한 달은 혜택을 다 쓰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월 카드값이 80만 원이라도 장보기 20만 원, 교통 8만 원, 통신 6만 원은 꾸준하고 나머지는 달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어디서나 10%’처럼 보이는 문구보다 자주 쓰는 세 항목에서 실제로 얼마나 돌려받는지가 중요합니다. 할인 대상 가맹점이나 결제 방식까지 맞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장보기라도 동네 마트와 온라인 장보기의 적용 조건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2. 전월 실적에 실제로 잡히는 금액

카드값이 매달 60만 원 나온다고 전월 실적 50만 원을 늘 채우는 것은 아닙니다. 상품에 따라 세금, 아파트 관리비, 상품권 구매, 무이자 할부 이용액 등이 실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제외 항목은 카드마다 다르니 카드사의 상품설명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여신금융협회 카드상품 공시도 연회비와 혜택 조건을 함께 비교하도록 안내합니다.

가령 지난달 카드 결제액이 62만 원이고, 비교 중인 카드에서 실적 제외로 잡히는 금액이 17만 원이라면 인정 실적은 45만 원입니다. 혜택을 받으려면 전월 실적 50만 원이 필요한 카드라면 문턱에 5만 원이 모자랍니다. 이때 할인받으려고 필요 없는 물건을 5만 원 더 사는 건 가계부에 남는 거래가 아닙니다. 원래 다른 곳에 쓸 예정이던 지출을 옮길 수 있는지부터 보는 편이 낫습니다.

3. 할인율 옆에 붙은 월 할인 한도

‘10% 할인’이라는 말은 강하지만, 월 할인 한도가 5천 원이면 그 항목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기까지입니다. 대상 지출이 월 12만 원이라면 계산상 할인액은 1만 2천 원입니다. 그런데 한도가 5천 원인 카드에서는 실제 할인액이 5천 원입니다. 할인율만 적어 놓고 비교하면 한 달에 7천 원씩 차이가 납니다.

한도는 항목별로 나뉘기도 하고 여러 항목이 하나의 한도를 함께 쓰기도 합니다. 커피와 배달에 각각 10% 할인이 적혀 있어도 두 항목의 통합 한도가 월 1만 원이라면 합쳐서 1만 원까지만 받을 수 있는 식입니다. 가계부의 실제 지출액에 할인율을 곱한 다음 한도를 적용해 보니, 화려한 카드보다 평범한 할인이 꾸준한 카드가 나을 때가 있었습니다.

4. 연회비를 뺀 뒤 남는 혜택

월 혜택을 계산했다면 연회비도 같은 기간으로 맞춰야 비교가 됩니다. 월 7천 원씩 할인받는다면 1년 혜택은 8만 4천 원입니다. 연회비가 1만 2천 원이면 남는 금액은 7만 2천 원입니다. 반면 월 1만 원 할인받는 카드의 연회비가 4만 원이라면 남는 금액은 8만 원입니다. 숫자만 보면 두 번째 카드가 연 8천 원 앞섭니다.

다만 월 1만 원을 매번 채울 수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특정 매장에 자주 가야 하거나 전월 실적을 간신히 넘기는 카드라면 실제 혜택은 줄어듭니다. 저는 지난 3개월 지출로 계산한 월 혜택 중 가장 낮은 달도 함께 적어 둡니다. 할인받기 좋은 달 하나보다 평소 달에 남는 금액이 카드값을 관리하는 데 더 믿을 만했습니다.

5. 혜택 때문에 새로 늘어나는 지출

마지막 숫자는 카드사가 알려주지 않습니다. 카드를 바꾼 뒤 내 소비가 얼마나 달라지는지입니다. 배달 할인 4천 원을 받으려고 평소보다 2만 원을 더 썼다면 지출은 1만 6천 원 늘어난 셈입니다. 혜택을 받았다는 기분과 잔고에 남는 돈은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원래 즐기던 외식을 할인받는 건 괜찮습니다. 무조건 줄이기보다 내가 원하는 소비였는지를 보면 됩니다.

카드를 발급받기 전에는 최근 3개월 가계부로 예상 혜택을 계산하고, 쓴 뒤에는 두세 달 정도 실제 할인액과 카드값을 같이 적어 봅니다. 혜택이 기대보다 적다면 카드가 나쁜 게 아니라 지금 내 생활과 덜 맞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제게 잘 맞는 카드는 할인율이 가장 높은 카드보다, 평소처럼 써도 부담 없이 혜택이 남는 카드였습니다.

신용카드비교할 때 가계부로 보는 5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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