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확인할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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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확인할 4가지

몇 년 전 가계부를 펼쳐 놓고 신용대출 상환액을 적다가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대출을 받을 때는 ‘월 30만 원 정도면 되겠지’ 싶었는데, 이미 나가고 있던 보험료와 카드 할부금을 더하니 월말에 남는 돈이 거의 없더라고요. 대출 조건을 비교하기 전에 우리 집 통장에서 매달 얼마가 비는지부터 볼 걸 그랬습니다.

1. 필요한 금액과 빌리고 싶은 금액을 나눠 적기

은행에서 안내받은 한도는 빌릴 수 있는 최대 금액이지, 우리 집에 필요한 금액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사 비용으로 800만 원이 부족한데 혹시 몰라 1,000만 원을 빌리면 200만 원에도 이자가 붙습니다. 연 6%를 가정하면 200만 원의 첫 한 달 이자는 약 1만 원입니다. 작아 보여도 쓰지 않는 돈을 빌려 둔 대가로 매달 나가는 셈이죠.

저는 필요한 금액을 적을 때 지출 시기도 함께 씁니다. 이삿짐 비용 300만 원은 계약 직후, 가전 교체비 200만 원은 다음 달처럼요. 당장 쓰지 않을 금액까지 한꺼번에 빌릴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다만 돈이 들어올 예정이라는 말만 믿고 상환 계획을 짜지는 않습니다. 입금 날짜와 금액이 확실하지 않으면 가계부에서는 아직 없는 돈으로 취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2. 월 납입액은 ‘평균적으로 남는 돈’과 비교하기

월급에서 고정비를 뺀 금액을 전부 대출 상환에 쓸 수는 없습니다. 식비와 교통비가 들고, 병원비나 경조사비도 생기니까요. 최근 3~6개월 가계부에서 월급, 주거비, 보험료, 기존 대출 상환액, 생활비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특정 달에 성과급이 들어와 남은 돈이 많았다면 그 달만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가령 월 실수령액이 300만 원이고 고정비 150만 원, 생활비 100만 원이 든다면 장부상으로는 50만 원이 남습니다. 여기에 매달 35만 원을 갚기로 하면 남는 돈은 15만 원입니다. 갑자기 30만 원짜리 지출이 생기는 달에는 다시 카드에 기대기 쉽겠죠. 이런 경우에는 대출금을 줄이거나 상환 기간을 조정하고, 먼저 줄일 수 있는 지출이 있는지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생활비를 무리하게 깎아 맞춘 계획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3. 금리와 상환 방식은 총이자까지 보기

광고에서 본 금리보다 실제로 내게 제시된 금리가 중요합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한눈에에서 개인신용대출 조건을 비교할 수 있지만, 최종 금리와 한도는 소득·신용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비교할 때는 금리뿐 아니라 상환 방식, 기간, 중도상환수수료 조건을 같은 줄에 적어 두면 덜 헷갈립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선명합니다. 1,000만 원을 3년 동안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갚는다고 가정해 볼게요. 연 6%라면 매달 약 30만 4천 원을 내고 총이자는 약 95만 원입니다. 연 8%라면 매달 약 31만 3천 원, 총이자는 약 128만 원으로 늘어납니다. 월 납입액 차이는 약 9천 원이지만 3년 동안의 이자 차이는 약 33만 원입니다. 실제 납입액은 실행일과 이자 계산 방식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기간을 늘리면 월 부담은 내려갑니다. 같은 1,000만 원을 연 6%로 5년간 원리금균등 상환하면 월 납입액은 약 19만 3천 원이지만 총이자는 약 160만 원입니다. 3년 상환보다 매달 숨통은 트이는 대신 이자를 약 65만 원 더 내는 셈이죠. 만기일시상환은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방식이라, 월 납입액이 작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고르기 어렵습니다. 만기일에 원금이 어디서 나올지까지 적어야 합니다.

4. 상환일을 생활비 흐름에 맞추기

가계부를 오래 쓰며 느낀 건 금리 0.1%포인트만큼이나 상환일도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월급이 25일에 들어오는데 대출 상환일이 20일이면 그사이 잔액을 맞추느라 다른 통장에서 돈을 옮기게 됩니다. 자동이체일을 월급 직후로 설정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생활비 통장에는 다음 월급날까지 쓸 돈을 따로 남겨 두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상환을 시작한 뒤에도 가계부에는 ‘대출 상환’ 한 줄만 쓰지 않습니다. 그달 낸 돈 중 원금과 이자를 나눠 적으면 잔액이 줄어드는 속도가 보입니다. 여유 자금이 생겼을 때 추가로 갚을지 판단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다면 아끼는 이자와 수수료를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신용대출이 필요한 시기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럴 때 대출 자체를 잘못된 선택으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순간보다, 다음 달에도 평소 생활을 유지하며 갚을 수 있는지가 더 오래 남는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확인할 4가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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