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카드 고르기 전 따져볼 4가지 숫자

지난달 가계부에서 여행비 항목을 보다가 카드 연회비 6만원이 눈에 걸렸습니다. 항공권을 살 때는 큰돈이 한 번에 나가지만, 카드를 유지하는 비용은 여행을 가지 않는 해에도 나가니까요. 대한항공카드는 마일리지를 모으는 재미가 분명 있습니다. 다만 우리 집에 맞는지는 적립률보다 먼저, 평소 카드 사용액과 항공권 구매 계획을 놓고 봐야 합니다.
1. 연회비는 여행을 안 가도 나간다
현대카드가 안내하는 대한항공카드 060의 연회비는 6만원, 120은 12만원, 300은 30만원입니다. 이름의 숫자가 곧 연회비라 기억하기는 쉽습니다. 그런데 가계부에는 연회비를 낸 달에만 적으면 부담이 작아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060이라면 매달 5천원, 120이라면 매달 1만원씩 쓰는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대한항공 항공권을 살 계획이 없고, 마일리지를 쓸 여행도 정하지 않았다면 060의 연회비 6만원부터 회수해야 합니다. 반대로 매년 항공권을 직접 구매하고 할인 쿠폰을 실제로 쓴다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같은 카드라도 여행 일정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2. 월 50만원을 쓰면 몇 마일이 쌓일까
대한항공 안내에 따르면 대한항공카드 060·120·300 등의 기본 적립은 1천원당 1마일입니다. 전월 이용 실적 50만원 이상이라는 조건도 있습니다. 월 50만원을 12개월 쓰면 연간 결제액은 600만원입니다. 전부 적립 대상이고 계산상 빠지는 금액이 없다고 가정하면 기본 적립은 연 6천 마일입니다. 월 100만원이라면 같은 방식으로 연 1만 2천 마일이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카드로 쓴 돈’과 ‘마일리지가 쌓이는 돈’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적립 제외 항목과 결제 건별 계산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적립량은 예시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지난 석 달 카드 명세서에서 생활비 중 적립 대상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면 예상치를 훨씬 현실적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쓰는 카드와 비교할 때도 같은 소비액을 기준으로 놓아야 합니다. 가령 다른 카드가 연간 600만원의 적립 대상 소비에 1%를 돌려준다면 혜택은 6만원입니다. 대한항공카드로 바꾸면 포기하는 혜택이 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일률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탈 수 있는 항공편과 좌석에 쓰기 전까지는 가계부의 현금 잔고가 늘어난 게 아니니까요.
3. 할인 쿠폰은 쓴 금액만 혜택이다
대한항공카드 060과 120에는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 5만원 할인 쿠폰이 안내돼 있습니다. 300은 10만원 쿠폰입니다. 쿠폰 금액이 커 보여도 그해 항공권을 사지 않으면 가계부에 적을 할인액은 0원입니다. 여행 계획을 카드 혜택에 맞춰 새로 만들었다면 항공권과 숙박비까지 추가 지출이 생겼을 수도 있고요.
저라면 이미 잡아둔 여행 예산 안에서만 쿠폰을 계산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원래 사려던 항공권에 060 쿠폰 5만원을 적용했다면 실제 절약액 5만원으로 적습니다. 같은 항공편을 다른 구매 경로에서 더 싸게 살 수 있었다면 그 가격과 비교한 차액만 혜택으로 봅니다. 쿠폰을 썼다는 사실보다 최종 결제액이 줄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연간 보너스 마일리지도 조건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카드별로 보너스 규모가 다르고, 첫해와 이후 연도의 이용 금액 기준도 다릅니다. 첫해 혜택만 보고 가입하면 다음 해 연회비를 낼 때 예상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카드 신청 전에는 현대카드 상품설명서에서 보너스 기준, 쿠폰 사용 조건, 적립 제외 항목을 같은 화면에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4. 가계부에는 카드 혜택도 비용과 나란히 적는다
대한항공카드를 비교할 때는 한 해 기준으로 네 줄이면 충분합니다. 연회비, 원래 계획했던 항공권에 실제 적용한 할인액, 실제 적립된 마일리지, 기존 카드에서 받던 혜택입니다. 아직 쓰지 않은 쿠폰과 마일리지는 받은 현금처럼 적지 않습니다. 그러면 혜택 때문에 생활비 결제를 억지로 한 카드에 몰아야 하는지도 보입니다.
- 최근 석 달의 월평균 카드 사용액이 50만원을 안정적으로 넘는지 확인합니다.
- 향후 1년 안에 대한항공 항공권을 살 계획이 있는지 적습니다.
- 현재 카드에서 포기하게 될 할인이나 적립액을 연간 금액으로 계산합니다.
- 연회비가 다시 청구되기 전, 실제 사용한 쿠폰과 마일리지를 한 번 더 확인합니다.
마일리지가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 되는 집도 있습니다. 다만 가계부에서 오래 남는 건 ‘최대 몇 마일’이라는 문구보다 실제 결제액입니다. 우리 집이 원래 쓰던 돈에서 혜택을 받는 카드라면 반갑고, 혜택을 받으려고 지출을 늘려야 한다면 잠시 미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