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확인할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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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확인할 4가지

얼마 전 가계부를 보다가 대출을 고민하는 지인의 말을 들었습니다. “월급에서 40만 원쯤 남으니 30만 원은 갚을 수 있겠지?” 저도 예전에는 비슷하게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가계부를 쓰며 보니, 남는 돈과 매달 꾸준히 갚을 수 있는 돈은 다르더군요. 신용대출은 승인 금액보다 상환할 달의 생활비를 먼저 보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1. 대출 한도보다 매달 남는 돈을 먼저 본다

예를 들어 월 실수령액이 320만 원인 집이 있다고 해볼게요. 월세·보험료·통신비 같은 고정비가 145만 원, 식비와 교통비 등 생활비가 85만 원, 저축이 30만 원, 경조사와 병원비처럼 들쑥날쑥한 지출을 위해 떼어 두는 돈이 20만 원이라면 남는 돈은 40만 원입니다.

이때 월 상환액이 31만 원이면 계산상으로는 갚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여유는 9만 원뿐입니다. 냉장고 수리비나 가족 행사 한 번이면 흔들릴 수 있죠. 저는 가계부에서 최근 3개월의 지출을 보고, 가장 돈이 많이 나간 달에도 상환액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식비를 무조건 줄이겠다는 계획은 상환 재원으로 잡지 않습니다. 아직 줄이지 못한 돈이니까요.

금융회사가 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즉 DSR도 소득에 비해 여러 대출의 원리금을 얼마나 갚아야 하는지 따지는 지표입니다. 다만 심사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우리 집 생활비까지 넉넉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카드 할부금과 이미 갚고 있는 대출도 가계부의 월 상환액에 함께 적어야 숫자가 맞습니다.

2. 월 납입액과 총이자를 나란히 적는다

신용대출 1,000만 원을 연 7%로 빌려 3년 동안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갚는다고 가정해볼게요. 금리가 3년 내내 같고 별도 비용이 없다면 매달 약 30만 9,000원을 내고, 총이자는 약 112만 원입니다. 월 납입액만 보면 예상보다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36개월 동안 가계부에 고정 지출이 하나 생기는 셈입니다.

같은 금액을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빌리면 처음에는 월 이자가 약 5만 8,000원입니다. 월 부담은 가벼워 보여도 원금 1,000만 원을 만기에 한꺼번에 갚아야 합니다. 그 돈을 마련할 일정이 없다면 만기가 다가올수록 부담이 커집니다. 상환 방식을 고를 때는 이번 달 납입액뿐 아니라 마지막 달에 필요한 돈까지 달력에 표시하는 게 좋습니다.

만기를 늘리면 대체로 월 납입액은 낮아지지만, 같은 금리라면 갚는 기간이 길어져 총이자가 늘 수 있습니다. 급여일 직후 자동이체가 빠져나가도록 날짜를 맞추고, 대출 상환액을 월세처럼 먼저 배분해 두면 생활비가 어디까지인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3. 광고 금리 대신 내 계약 조건을 확인한다

금리 광고에서 가장 낮은 숫자가 눈에 들어오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실제 적용 금리는 신용 상태와 거래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급여 이체나 카드 이용 같은 조건을 유지해야 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이미 쓰지 않는 카드를 새로 많이 써야 우대받는다면, 아낀 이자보다 소비가 커질 수도 있죠.

비교할 때는 같은 대출금액과 같은 상환 기간을 기준으로 실제 제시받은 금리,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월 납입액을 함께 적습니다. 앞의 1,000만 원·3년 원리금균등 예시에서 금리가 연 7%에서 연 9%로 바뀌면 월 납입액은 약 30만 9,000원에서 약 31만 8,000원으로 늘어납니다. 차이가 월 1만 원도 안 된다고 넘기기 쉽지만, 가계부에서는 매달 반복되는 돈입니다. 이 수치는 비교를 위한 가정이며 실제 납입액은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윳돈이 생기면 미리 갚을 생각이라면 중도상환수수료도 확인해야 합니다. 금융위원회 안내에 따르면 2025년부터 신규 대출의 수수료 산정 방식이 바뀌었지만, 적용 여부와 금액은 계약 시점과 상품에 따라 다릅니다. 대출을 갈아탈 때도 낮아진 이자와 남은 수수료를 함께 계산해야 실제 절약액이 나옵니다.

4. 빌릴 금액과 갚을 날짜를 한 장에 적는다

저는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최대 얼마까지 가능할까’보다 ‘정확히 얼마가 부족한가’를 먼저 적겠습니다. 예를 들어 이사 비용이 600만 원이고 이미 모은 돈이 250만 원이라면 부족한 금액은 350만 원입니다. 승인 한도가 1,000만 원이어도 그 전부를 빌릴 이유는 없습니다. 남겨 둔 한도는 수입이 아니고, 사용한 순간부터 이자와 상환 일정이 생깁니다.

대출을 받은 뒤에는 가계부에 잔액, 금리, 월 납입액, 다음 금리 변경일, 만기일을 함께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월급이 들어올 때마다 원금이 얼마나 줄었는지 한 달에 한 번만 확인해도 계획이 어긋나는 시점을 빨리 알아챌 수 있습니다. 여유 자금이 생겼다면 생활비와 비상 지출에 쓸 돈을 남겨 두고 추가 상환 가능액을 판단하면 됩니다.

대출이 필요했다는 이유로 지난 소비를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월급에서 얼마가 먼저 빠져나갈지는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제 가계부에서는 그 숫자를 적는 순간, 빌릴 금액과 갚는 속도가 훨씬 현실적으로 잡혔습니다.

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확인할 4가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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