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담보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봐야 할 5가지 숫자

Last Updated :
부동산담보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봐야 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지인이 집을 옮기면서 부동산담보대출 상담을 받았는데, 은행에서 나온 한도보다 매달 빠져나갈 돈을 보고 더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대출은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보다 ‘내 생활이 얼마까지 버틸 수 있나’가 먼저입니다. 가계부를 오래 쓰다 보면 이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집니다.

부동산담보대출은 금액이 크고 기간도 깁니다. 그래서 한 달에 10만 원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1년이면 120만 원, 10년이면 1,200만 원입니다. 저는 대출을 볼 때 금리표보다 먼저 가계부의 고정비, 비상금, 소득 변동성을 봅니다. 숫자는 차갑지만, 생활을 망가뜨리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도 하거든요.

1. 월 상환액은 소득의 30% 안쪽부터 계산하기

부동산담보대출을 알아볼 때 가장 먼저 볼 숫자는 월 상환액입니다. 예를 들어 실수령 월소득이 400만 원인 가구라면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120만 원을 넘는 순간부터 생활 압박이 커집니다. 여기에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식비, 교통비까지 붙으면 남는 돈이 생각보다 빨리 줄어듭니다.

물론 가구마다 기준은 다릅니다. 맞벌이인지, 아이가 있는지, 차량 유지비가 있는지에 따라 다르죠. 그래도 가계부 기준으로 보면 월 상환액이 실수령 소득의 25~30% 안쪽일 때 숨 쉴 공간이 생깁니다. 35%를 넘기면 작은 변수에도 카드값이 밀리기 쉽고, 40%에 가까워지면 저축이 아니라 버티기가 됩니다.

  • 실수령 300만 원: 월 상환액 75만~90만 원 선부터 점검
  • 실수령 500만 원: 월 상환액 125만~150만 원 선부터 점검
  • 실수령 700만 원: 월 상환액 175만~210만 원 선부터 점검

은행에서 가능하다고 말하는 금액과 우리 집 가계부가 괜찮다고 말하는 금액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더 믿는 편입니다.

2. 금리 1%p 차이를 월돈으로 바꿔보기

금리 이야기는 어렵게 들리지만, 가계부에는 아주 단순하게 들어옵니다. 매달 이자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로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대출잔액이 3억 원이라면 금리 1%p 차이는 1년에 약 300만 원, 한 달로 나누면 약 25만 원 수준의 부담 차이를 만듭니다. 원리금 방식이나 기간에 따라 실제 금액은 달라지지만, 감각을 잡기에는 충분합니다.

이 25만 원은 작은 돈이 아닙니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장보기 예산의 일부일 수도 있고, 아이 학원 하나 값일 수도 있고, 한 달 외식비 전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담보대출을 볼 때는 ‘금리가 조금 높네’가 아니라 ‘우리 집에서 어떤 항목을 줄여야 하나’로 바꿔서 봐야 합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도 생활비 관점으로 보기

고정금리는 예측이 쉽고, 변동금리는 처음 부담이 낮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계부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꽤 큰 장점입니다. 매달 같은 금액이 나가면 식비와 저축 계획을 세우기 쉽습니다. 반대로 변동금리는 금리가 오를 때 상환액이 늘 수 있으니, 처음부터 월 10만~20만 원 정도 여유를 따로 잡아두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3. 대출 전 3개월 가계부로 생활비 바닥 확인하기

대출 상담 전에 저는 최소 3개월치 가계부를 펼쳐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평균 생활비가 아니라 ‘줄여도 남는 생활비’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3개월 평균 카드값이 220만 원이라면, 그중 외식 35만 원, 쇼핑 25만 원, 배달 18만 원처럼 조절 가능한 돈을 따로 봅니다. 그래야 대출 이후 버틸 수 있는 실제 생활비가 나옵니다.

근데 너무 빡빡하게 잡으면 오래 못 갑니다. 외식비를 35만 원에서 0원으로 만드는 계획은 숫자상으로는 멋져 보여도, 두 달 뒤 보복소비로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줄일 수 있는 금액의 60~70%만 반영하는 쪽을 좋아합니다. 35만 원 외식비라면 20만 원 정도 줄이는 식입니다.

  • 고정비: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구독료, 차량비
  • 변동비: 식비, 외식, 배달, 쇼핑, 여가비
  • 비정기 지출: 명절, 경조사, 자동차세, 여행, 병원비

특히 비정기 지출을 빼먹으면 대출 후 카드값이 갑자기 커진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갑자기가 아니라 원래 있던 돈인데, 가계부에서 월별로 나눠두지 않았던 것뿐입니다.

4. 중도상환수수료와 비상금은 같이 보기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으면 빨리 갚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저도 그 마음은 아주 이해합니다. 그런데 비상금 없이 무리하게 중도상환을 하면, 갑자기 병원비나 수리비가 생겼을 때 다시 신용대출이나 카드론을 쓰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면 담보대출 금리를 아끼려다가 더 비싼 이자를 내는 상황이 됩니다.

대출이 있는 집일수록 비상금은 더 필요합니다. 최소 3개월치 필수생활비, 가능하면 6개월치를 따로 두는 게 좋습니다. 월 필수생활비가 250만 원이라면 750만~1,500만 원 정도입니다. 이 돈은 수익률을 노리는 돈이 아니라 생활이 흔들릴 때 잡아주는 돈입니다.

중도상환수수료도 확인해야 합니다. 보통 대출 초기에 일부 상환하면 수수료가 붙을 수 있어서, 여윳돈이 생겼다고 바로 넣는 게 항상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이나 은행 안내에서 조건을 확인한 뒤, 수수료와 줄어드는 이자를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5. 집값보다 현금흐름을 먼저 보는 습관

집을 살 때 가장 흔한 말이 ‘어차피 집값은 오른다’입니다. 그런데 가계부를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집값보다 먼저 월 현금흐름을 봅니다. 자산 가격은 내가 통제하기 어렵지만, 매달 들어오고 나가는 돈은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출 상환 후 매달 40만 원이 남는 집과 120만 원이 남는 집은 같은 집을 사도 생활의 표정이 다릅니다. 40만 원이 남으면 냉장고 고장, 부모님 생신, 아이 병원비 같은 일에 바로 흔들립니다. 120만 원이 남으면 그중 일부를 비상금, 일부를 상환, 일부를 생활의 여유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부동산담보대출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닙니다. 다만 금액이 크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그대로 확대해서 보여줍니다. 평소 가계부에서 식비가 자주 터졌다면 대출 후에는 더 크게 느껴지고, 비상금을 잘 쌓아온 집이라면 대출 후에도 선택지가 남습니다.

저는 대출을 무조건 겁내자는 쪽은 아닙니다. 다만 은행 한도보다 우리 집 한도를 먼저 정해두는 사람이 오래 버팁니다. 집은 중요한 자산이지만, 매달의 저녁밥과 잠도 중요하니까요. 숫자를 조금 보수적으로 잡아두면 생각보다 생활이 덜 무너지고, 그 여유가 결국 오래 갚아나가는 힘이 됩니다.

부동산담보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봐야 할 5가지 숫자 - 요약
부동산담보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봐야 할 5가지 숫자 | 엠벨런스 : https://mbalance.co.kr/4940
엠벨런스 © mbalance.co.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