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금액 정하기 전 꼭 계산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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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이 집을 보러 다니면서 은행 한도표를 먼저 들고 왔습니다. 가능한 주택담보대출금액이 생각보다 크게 나왔다며 마음이 놓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가계부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보니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은행이 빌려줄 수 있는 돈과 우리 집이 매달 견딜 수 있는 돈은 같은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10년 넘게 가계부를 쓰면서 큰 지출보다 반복 지출이 더 무섭다는 걸 자주 봤습니다. 대출도 비슷합니다. 처음엔 3억, 4억이라는 큰 금액만 보이지만 실제 생활을 바꾸는 건 매달 빠져나가는 원리금 120만 원, 160만 원, 210만 원입니다. 그래서 주택담보대출금액은 집값에서 모자란 돈을 채우는 방식보다 월 현금흐름에서 거꾸로 잡는 쪽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1. 대출 한도보다 월 상환액을 먼저 본다

예를 들어 월 실수령액이 500만 원인 집이 있다고 해볼게요. 기존 고정비가 관리비 30만 원, 보험료 40만 원, 통신비 20만 원, 식비 100만 원, 교통비 30만 원, 아이 교육비 60만 원, 부모님 용돈 30만 원이라면 이미 310만 원이 나갑니다. 여기에 카드값, 경조사, 병원비, 의류비까지 넣으면 실제 남는 돈은 120만 원 안팎일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이 170만 원이면 숫자상으론 소득 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가계부에선 매달 50만 원씩 적자가 납니다. 처음 몇 달은 예금으로 막을 수 있어도 1년이면 600만 원입니다. 그러다 자동차 보험, 재산세, 명절 지출이 겹치면 마음이 급해지고, 결국 신용카드 할부가 늘어납니다.

저는 주택담보대출금액을 볼 때 월 상환액이 실수령액의 25~30%를 넘는 순간부터는 꽤 긴장해서 봅니다. 맞벌이이고 소득이 안정적이면 조금 더 버틸 수 있지만, 외벌이거나 육아·이직 가능성이 있다면 25% 안쪽이 편합니다. 월 500만 원을 버는 집이라면 대출 상환액 125만~150만 원 선을 먼저 놓고 계산하는 식입니다.

2. 금리 1%포인트 차이를 생활비로 바꿔본다

대출 상담을 받을 때 금리 0.3%포인트, 0.5%포인트라는 말은 작게 들립니다. 그런데 금액이 커지면 체감이 커집니다. 3억 원을 빌렸을 때 연 1%포인트 차이는 단순 계산으로 1년에 300만 원, 한 달에 25만 원입니다. 원리금 구조에 따라 실제 월 납입액은 달라지지만, 생활비 감각으로 보면 절대 작은 돈이 아닙니다.

월 25만 원이면 4인 가족 기준 외식 3~4번, 아이 학원 하나, 장보기 한 주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주택담보대출금액을 정할 때는 현재 금리만 보지 말고, 금리가 1%포인트 올라도 버틸 수 있는지 따로 계산해두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이걸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부릅니다. 무서운 이름 같지만 그냥 가계부에 한 줄 더 넣는 정도입니다.

  • 현재 예상 원리금: 월 140만 원
  • 금리 상승 가정 원리금: 월 165만 원
  • 차이: 월 25만 원
  • 줄일 수 있는 변동비: 외식 10만 원, 쇼핑 8만 원, 구독 2만 원, 기타 5만 원

이렇게 적어보면 막연한 불안이 숫자로 바뀝니다. 줄일 수 있는 항목이 보이면 괜찮고, 줄일 곳이 전혀 없다면 대출금액을 낮추거나 집값 범위를 다시 잡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3. 계약금과 잔금 사이에 숨은 돈을 빼고 계산한다

주택담보대출금액을 계산할 때 의외로 자주 빠지는 게 부대비용입니다. 취득 관련 세금, 중개보수, 이사비, 등기 비용, 가전·가구 교체비, 입주 청소, 커튼 같은 비용이 한꺼번에 나갑니다. 집값만 보고 자기자금 1억 원, 대출 3억 원이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현금이 1,500만~3,000만 원 더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가진 현금이 1억 2,000만 원이고 집값이 4억 원이라고 해볼게요. 단순히 보면 2억 8,000만 원만 빌리면 됩니다. 그런데 부대비용으로 2,000만 원을 잡으면 실제 투입 가능한 현금은 1억 원입니다. 그러면 필요한 주택담보대출금액은 3억 원이 됩니다. 여기서 비상금 1,000만 원까지 남기려면 대출은 3억 1,000만 원이 필요하거나 집값을 낮춰야 합니다.

이 부분을 놓치면 입주 직후부터 카드 할부가 시작됩니다. 새집에 들어갔는데 마음이 가벼워지기는커녕 매달 할부 명세서가 쌓이는 상황이 되는 거죠. 집을 살 때 현금은 다 쓰는 돈이 아니라 일부 남기는 돈이어야 합니다.

4. 비상금 6개월치를 남긴 뒤 대출금액을 잡는다

가계부를 오래 쓰다 보면 예상 못 한 지출은 거의 매년 옵니다. 냉장고가 고장 나고, 차 수리비가 나오고, 가족 병원비가 생깁니다. 그래서 집을 살 때도 비상금은 별도 통장에 남겨두는 게 좋습니다. 저는 최소 3개월, 가능하면 6개월치 생활비를 남겨두는 쪽을 선호합니다.

월 생활비가 대출 상환액 포함 400만 원이라면 3개월치는 1,200만 원, 6개월치는 2,400만 원입니다. 이 돈을 남겨둔 뒤 필요한 주택담보대출금액을 다시 계산하면 처음 생각보다 대출이 조금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이상하게 들리지만, 무리해서 대출을 줄이고 현금을 0원으로 만드는 것보다 적정 현금을 남기고 상환 계획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편이 나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이건 성향 차이도 큽니다. 현금이 통장에 있어야 잠을 잘 자는 사람이 있고, 빚을 빨리 줄여야 마음이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숫자를 보고 선택해야 후회가 적습니다. 막연히 불안해서 갚거나, 막연히 괜찮을 것 같아서 빌리는 방식은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5. 우리 집 소비습관에 맞는 상환선을 찾는다

같은 소득이어도 집마다 버틸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금액은 다릅니다. 외식이 큰 즐거움인 집, 여행을 꼭 가야 하는 집, 부모님 지원이 꾸준히 필요한 집, 아이 교육비가 이미 높은 집은 여유분이 다릅니다. 남의 대출금액을 기준으로 삼으면 우리 생활이 너무 쉽게 찌그러집니다.

제가 권하는 방식은 최근 6개월 가계부에서 절대 줄이기 싫은 돈과 줄여도 되는 돈을 나누는 겁니다. 예를 들어 외식 60만 원 중 20만 원은 줄일 수 있지만, 아이 치료비 25만 원은 줄이면 안 됩니다. 여행 적금 30만 원은 잠시 줄일 수 있지만, 부모님 병원비 20만 원은 계속 나갑니다. 이렇게 보면 실제로 대출 상환에 더 얹을 수 있는 금액이 꽤 분명해집니다.

  • 절대 유지할 돈: 식비, 병원비, 교육비, 부모님 지원, 기본 보험료
  • 조절 가능한 돈: 외식, 쇼핑, 여행 적금, 취미비, 구독 서비스
  • 일시 중단 가능한 돈: 가전 교체 적금, 인테리어 예산, 고가 소비 계획

주택담보대출금액은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생활 리듬의 문제입니다. 첫해에만 버티는 금액이 아니라 5년, 10년 동안 지치지 않을 금액이어야 합니다. 저는 대출을 무조건 작게 받으라는 쪽은 아닙니다. 다만 대출을 받은 뒤에도 장보기 할 때마다 불안하지 않고, 아이 신발 하나 살 때 죄책감이 들지 않는 선이 있습니다. 그 선을 찾는 데 가계부만큼 솔직한 자료는 아직 못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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