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조건 확인할 때 놓치기 쉬운 5가지

가계부를 오래 쓰다 보니 이사할 집을 볼 때도 보증금 옆에 월 이자부터 적게 됩니다. 전세금 2억 원인 집이 마음에 들어도 대출이 얼마 나오는지, 내 돈은 얼마나 필요한지에 따라 매달 살림이 달라지거든요. 전세대출조건은 상품 이름 하나로 판단하기보다 사람, 집, 계약 날짜, 실제 대출액을 함께 봐야 합니다.
1. 내 소득과 주택 보유 여부부터 확인하기
먼저 정책대출과 은행 전세대출을 구분하면 덜 헷갈립니다. 주택도시기금의 버팀목 계열은 상품마다 나이, 부부합산 소득, 순자산, 무주택 여부를 따집니다. 청년전용 버팀목은 주택도시기금 안내 기준으로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 또는 예비 세대주가 대상이며, 부부합산 연소득 5천만 원 이하와 순자산 3억 4,500만 원 이하 등의 조건이 붙습니다. 일반 버팀목이나 신혼부부전용 상품은 기준이 다르니 청년 상품의 숫자를 그대로 대입하면 안 됩니다.
은행 전세대출에 쓰이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일반전세자금보증은 본인과 배우자의 주택 보유 수가 합산 1주택 이내인 경우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증 대상이라는 뜻이 곧 은행 대출 승인은 아닙니다. 기존 대출과 소득 등을 놓고 은행이 따로 심사합니다. 저는 이 차이를 먼저 적어 둡니다. ‘신청 자격 있음’과 ‘필요한 금액만큼 빌릴 수 있음’은 서로 다른 칸입니다.
2. 보증금이 기준 안에 들어오는지 보기
한국주택금융공사 일반전세자금보증은 임차보증금이 서울·경기·인천에서는 7억 원, 그 밖의 지역에서는 5억 원 이하여야 합니다. 계약금도 보증금의 5% 이상 지급해야 합니다. 보증금 2억 원인 집이라면 계약금으로 적어도 1천만 원을 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셈입니다. 월세가 섞인 계약은 월세를 환산해 보증금을 판단하므로 계약서에 적힌 보증금만 보고 통과를 예상하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청년전용 버팀목은 현재 안내된 대출 한도가 최대 1억 5천만 원이면서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입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2억 원의 80%는 1억 6천만 원이지만, 상품 한도를 적용하면 1억 5천만 원이 상한입니다. 여기서 실제 승인액은 보증 심사와 은행 심사에 따라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집을 고를 때는 최대 한도보다 한 단계 낮은 금액으로도 잔금을 치를 수 있는지 계산해 두는 편이 마음이 편했습니다.
3. 집 자체가 대출 가능한지도 확인하기
내 조건이 맞아도 집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등기상 용도와 실제 주거용 사용 여부, 소유권의 권리침해, 선순위채권 등을 봅니다. 선순위채권은 내 보증금보다 먼저 돌려받을 권리가 있는 채무를 뜻합니다. 그래서 같은 보증금 2억 원짜리 집이라도 집값과 기존 담보대출 규모에 따라 보증 심사 결과가 달라집니다.
계약 전에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소유자와 근저당을 확인하고, 은행에 해당 주소로 대출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게 좋습니다. 전세자금대출 보증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도 목적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대출을 위한 보증이고, 뒤의 것은 계약 종료 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하는 보증입니다. 대출 가능하다는 답만 듣고 보증금 회수까지 안심하지는 않습니다.
4. 신청 날짜와 서류를 잔금일에 맞추기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일반전세자금보증은 신규 계약의 경우 계약서상 잔금지급일과 전입일 중 빠른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하도록 안내합니다. 그렇다고 잔금을 치른 뒤에 움직여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실제 대출 실행일은 잔금일과 맞아야 하니 계약 전에 은행 상담을 받고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갱신 계약은 신청 시점 기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소득·재직 확인 서류,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계약서, 계약금 지급 영수증 등을 준비합니다. 주택도시기금 대출은 자산 심사와 은행의 소득·담보물 심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나 이직 직후라면 어떤 서류로 소득을 인정받는지 미리 묻는 편이 낫습니다. 서류를 하루 늦게 챙긴 일보다 잔금일에 돈이 늦게 들어오는 일이 훨씬 부담스럽습니다.
5. 월 이자와 남겨 둘 현금을 같이 계산하기
가계부에서는 대출 한도보다 매달 빠져나갈 돈이 더 오래 보입니다. 1억 5천만 원을 연 4%로 빌리면 단순 계산한 월 이자는 약 50만 원입니다. 연 3.5%라면 약 43만 7,500원으로, 차이는 한 달에 6만 2,500원입니다. 보증료와 은행별 비용, 금리 변동 가능성은 따로 확인해야 하지만 이 정도 차이만으로도 1년 살림에서는 75만 원이 됩니다.
보증금 2억 원에 대출 1억 5천만 원을 받는다면 내 돈 5천만 원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중개보수와 이사비, 입주 직후 생활비까지 생각하면 통장에 5천만 원만 남겨 두고 계약하기는 빠듯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가계부에 ‘필요한 현금’, ‘월 이자’, ‘이사 뒤 남는 생활비’를 나란히 씁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포기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그 집에서 사는 동안에도 평소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 숫자로 확인하자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