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계좌로 생활비 잡는 3단계

가계부를 10년 넘게 쓰면서 알게 된 건, 잔고가 줄어드는 이유가 늘 큰 지출에 있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월급날에는 넉넉해 보였는데 카드값이 빠지고 나면 생활비가 모자랐던 달이 저도 여러 번 있었어요. 그럴 때는 무작정 덜 쓰겠다고 다짐하는 것보다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순서를 바꾸는 편이 오래갔습니다. 신한은행 계좌를 주로 쓴다면 입출금 내역을 기준으로 다음 3단계를 잡아볼 수 있습니다.
1단계 지난 30일의 지출을 네 칸에 넣기
먼저 신한은행 계좌의 최근 한 달 입출금 내역과 카드 사용 내역을 함께 봅니다. 계좌만 보면 카드로 결제한 커피나 장보기 비용이 빠지고, 카드값이 출금된 날에는 한꺼번에 큰돈을 쓴 것처럼 보이거든요. 카드 결제대금은 이미 기록한 카드 사용액과 겹치지 않도록 따로 표시해 두는 게 좋습니다.
저는 지출을 고정비, 생활비, 비정기 지출, 저축 네 칸으로 나눕니다. 월세와 통신비처럼 매달 비슷하게 나가는 돈은 고정비, 식비와 교통비는 생활비입니다. 병원비나 경조사비처럼 날짜를 예측하기 어려운 돈은 비정기 지출에 넣습니다. 저축은 소비는 아니지만 월급에서 먼저 떼어 둘 금액을 정하려고 함께 적습니다.
예를 들어 월 실수령액이 300만 원인 집에서 고정비가 150만 원, 저축이 50만 원, 비정기 지출 대비금이 25만 원이라면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은 75만 원입니다. 이 숫자는 예산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지난달 생활비가 95만 원이었다면 곧바로 20만 원을 줄이기보다 어느 항목에서 차이가 났는지 먼저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고정비는 금액뿐 아니라 실제 출금일을 적습니다.
- 카드 사용액과 카드 대금 출금을 한 번씩만 계산합니다.
- 현금으로 쓴 돈은 기억나는 범위에서 별도로 더합니다.
2단계 월급날 생활비를 먼저 구분하기
제 가계부에서 가장 효과가 컸던 변화는 월급을 받은 다음 날의 잔고를 그대로 ‘쓸 수 있는 돈’으로 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위 사례라면 300만 원 가운데 고정비 150만 원, 저축 50만 원, 비정기 지출 대비금 25만 원의 자리를 먼저 정합니다. 그러고 나면 이번 달 생활비가 75만 원이라는 사실이 선명해집니다.
신한은행 계좌 하나로 관리하든 용도별 계좌를 쓰든 원리는 같습니다. 고정비가 빠질 돈과 생활비를 섞어 쓰지 않는 겁니다. 계좌를 나누는 경우에는 이체일을 월급일 직후로 맞추면 편하지만, 자동이체가 실제로 실행됐는지와 수수료·이체 한도는 본인 계좌 조건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새 계좌를 만드는 일이 번거롭다면 가계부에 ‘고정비로 남겨둘 금액’만 표시해도 됩니다.
생활비 75만 원을 네 주에 똑같이 18만 7,500원씩 나누면 달력의 길이가 다른 달에는 계산이 어긋나기 쉽습니다. 저는 네 주에 17만 5,000원씩 배분하고 남은 5만 원을 월말 여유분으로 둡니다. 다섯 번째 주가 걸리거나 장보기 비용이 몰릴 때 이 돈이 완충 역할을 합니다. 외식 한 번에 계획이 무너졌다고 느끼지 않아도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단계 매주 10분만 잔고와 예정 지출 맞추기
가계부를 매일 촘촘히 쓰다가 지치는 것보다 일주일에 한 번 흐름을 보는 게 저에게는 더 잘 맞았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이번 주 생활비 사용액, 다음 주에 빠질 고정비, 남은 비정기 지출 대비금만 확인합니다. 신한은행 계좌의 잔고가 넉넉해 보여도 며칠 뒤 카드 대금이나 관리비가 나갈 예정이라면 그 금액은 생활비가 아닙니다.
가령 첫째 주 생활비 목표가 17만 5,000원인데 20만 원을 썼다고 해볼게요. 차이 2만 5,000원을 다음 주 식비에서 전부 빼겠다고 하면 장보기가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먼저 일회성 지출인지, 반복되는 지출인지 구분합니다. 친구 생일 식사처럼 그달에만 있는 일이라면 월말 여유분 5만 원에서 충당할 수 있습니다. 배달비가 매주 늘어난 것이라면 다음 달 생활비 예산이나 주문 횟수를 조정할 근거가 됩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항목도 눈여겨봅니다. 쓰지 않는 구독료 9,900원을 끊으면 1년 기준 11만 8,800원이 남습니다. 반대로 잘 쓰는 서비스를 억지로 없애면 다른 소비로 돌아오기도 했어요. 저는 금액보다 ‘쓴 만큼 만족했는가’를 같이 적습니다. 신한은행 계좌의 잔고를 지키는 일도 결국 생활을 줄이는 경쟁이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곳에 돈을 남겨 두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