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전 꼭 계산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가계부를 보다가 예전 대출 이자 내역을 다시 훑어봤는데, 월 4만 원 차이를 별것 아니라고 넘겼던 달들이 꽤 많더라고요. 4만 원이면 한 달 장보기 한 번, 1년이면 48만 원입니다. 대환대출은 이런 숫자를 줄이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금리만 낮다고 무조건 이득은 아닙니다.
저는 대출 갈아타기를 볼 때 ‘몇 퍼센트 낮아졌나’보다 ‘내 통장에서 매달 얼마가 덜 빠지나’를 먼저 봅니다. 가계부에서는 결국 이 숫자가 제일 솔직합니다.
1. 금리 차이보다 월 상환액을 먼저 본다
예를 들어 잔액 3,000만 원짜리 신용대출 금리가 연 9.5%라고 해볼게요. 이자만 단순 계산하면 한 달 이자는 약 23만7천 원입니다. 이걸 연 6.2% 대출로 갈아타면 월 이자는 약 15만5천 원으로 내려갑니다. 차이는 약 8만2천 원, 1년이면 약 98만 원입니다.
이 정도면 꽤 큽니다. 그런데 원리금균등상환인지, 만기일시상환인지,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에 따라 체감액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앱에서 보이는 금리 숫자만 캡처하지 말고, 새 대출의 월 납입액을 기존 납입액과 나란히 적어두는 게 좋습니다.
2. 중도상환수수료가 이자를 잡아먹는지 본다
대환대출에서 제일 많이 놓치는 비용이 중도상환수수료입니다. 기존 대출을 빨리 갚으면서 내는 비용인데, 특히 받은 지 얼마 안 된 대출은 이 비용이 생각보다 큽니다. 금융감독원도 금리와 함께 중도상환수수료 조건을 같이 확인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계산은 어렵게 볼 필요 없습니다. 갈아타서 한 달에 8만 원을 아낄 수 있는데 중도상환수수료가 40만 원이면, 본전까지 약 5개월이 걸립니다. 앞으로 그 대출을 2년 이상 유지할 거라면 해볼 만하고, 석 달 뒤에 목돈으로 갚을 예정이라면 굳이 움직일 이유가 약해집니다.
- 월 절감액: 새 대출 전환 후 줄어드는 월 이자 또는 월 납입액
- 전환 비용: 중도상환수수료, 인지세, 보증료, 설정 관련 비용 등
- 손익분기점: 전환 비용을 월 절감액으로 나눈 기간
3. 기간을 늘려 낮아진 착시를 조심한다
대환대출을 하면 월 납입액이 확 낮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내려가서가 아니라 상환 기간이 길어져서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월 90만 원 내던 대출이 월 60만 원으로 줄면 당장은 숨통이 트입니다. 하지만 기간이 3년에서 7년으로 늘었다면 총이자는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물론 기간을 늘리는 선택이 항상 나쁜 건 아닙니다. 카드값이 계속 밀리고, 생활비 통장이 매달 마이너스로 끝난다면 월 납입액을 낮춰 현금흐름을 회복하는 게 먼저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는 ‘이자를 줄였다’가 아니라 ‘월 부담을 낮췄다’고 적어야 합니다. 가계부에 이름을 정확히 붙이면 다음 선택이 덜 흔들립니다.
4. 신용대출, 주담대, 전세대출은 기준이 다르다
요즘은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로 신용대출뿐 아니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도 비교하기 쉬워졌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대환대출 인프라를 넓히면서 예전보다 손품이 줄어든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모든 대출이 같은 방식으로 갈아타지는 않습니다.
신용대출은 금리 차이와 한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빠르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DSR, 담보가치, 금리 유형, 남은 고정금리 기간을 같이 봐야 합니다. 전세대출은 보증기관, 임대차 기간, 기존 보증 조건에 따라 가능 여부가 갈립니다.
가계부에 적어둘 비교표
- 기존 대출 잔액과 금리
- 기존 월 납입액
- 새 대출 예상 금리와 월 납입액
- 전환 비용 전체
- 새 대출 상환 기간
-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5. 대환대출이 필요한 사람과 아닌 사람
대환대출이 잘 맞는 사람은 금리 차이가 분명하고, 대출을 앞으로 꽤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입니다. 특히 고금리 신용대출이나 카드론을 오래 끌고 있다면 월 이자부터 확인해볼 만합니다. 월 5만 원만 줄어도 생활비 항목 하나가 살아납니다.
반대로 곧 상환할 돈이 있거나, 전환 비용이 크거나, 새 대출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경우라면 조심하는 편이 낫습니다. 가끔 ‘월 납입액이 줄었다’는 이유로 생활비를 더 쓰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대환대출의 효과가 가계부 안에서 금방 사라집니다.
저라면 대환대출을 신청하기 전에 딱 세 줄을 적겠습니다. 지금 대출을 유지하면 1년 이자가 얼마인지, 갈아타면 1년 이자가 얼마인지, 갈아타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이 세 줄이 맞아야 버튼을 누를 마음도 편합니다. 돈 관리는 큰 결심보다 이런 작은 계산을 귀찮아하지 않는 쪽에 더 가깝다고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