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마일리지카드 고르기 전 계산할 5가지 기준

가계부에서 먼저 봐야 할 숫자
얼마 전 제 가계부에서 카드값을 다시 훑어보다가, 마일리지카드는 여행 카드가 아니라 생활비 카드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행기를 자주 타지 않아도 매달 80만 원, 120만 원씩 쓰는 고정 생활비가 있으면 마일리지는 조용히 쌓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소비를 늘려서 마일리지를 모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가계부가 금방 흐트러집니다.
대한항공마일리지카드를 고를 때 제일 먼저 볼 숫자는 적립률보다 월 카드 사용액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가맹점 1천 원당 1마일 카드로 매달 100만 원을 쓰면 한 달 1,000마일, 1년이면 12,000마일입니다. 1,500원당 1마일 카드라면 같은 100만 원을 써도 약 666마일, 1년 약 8,000마일 수준입니다. 이 차이는 작아 보여도 3년이면 1만 마일 넘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이미 쓰던 돈인가’입니다. 장보기, 통신비, 보험료, 병원비, 교통비처럼 원래 나가던 지출이 카드 실적에 잡히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라운지 한 번 가겠다고 외식비를 늘리거나, 추가 적립 업종에 맞추려고 필요 없는 소비를 하면 마일리지는 쌓여도 통장 잔고는 줄어듭니다.
연회비는 마일리지로만 보지 않기
마일리지카드는 연회비 차이가 꽤 큽니다. 3만 원 안팎의 카드도 있고, 4만~5만 원대 카드도 있고, 대한항공 전용 프리미엄 라인처럼 연회비가 훨씬 높은 카드도 있습니다. 카드사 상품 안내를 보면 기본 적립은 보통 1천 원당 1마일 또는 1,500원당 1마일이 많고, 해외·면세점·항공권·백화점·호텔 같은 업종에서 추가 적립을 붙이는 구조가 흔합니다.
저는 연회비를 볼 때 이렇게 계산합니다. 연회비가 49,000원인 카드로 1년에 12,000마일을 모은다면, 연회비만 놓고 보면 1마일당 약 4원 정도의 고정비가 들어간 셈입니다. 물론 실제 마일리지 가치는 항공권 노선, 유류할증료, 좌석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연회비를 뽑는다는 표현보다, 내 소비 패턴에 붙는 부가비용으로 보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연회비가 낮은 카드는 단순합니다. 생활비를 긁고 마일리지만 받으면 됩니다. 반면 연회비가 높은 카드는 항공권 할인 쿠폰, 라운지, 발레파킹, 연간 보너스 같은 혜택을 같이 봐야 합니다. 1년에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 가는 해가 자주 있다면 이런 혜택은 숫자로 적혀 있어도 내 가계부에서는 0원입니다.
실적 조건과 제외 항목이 진짜 변수
대한항공마일리지카드 상품을 보면 ‘전월 실적 50만 원 이상’ 같은 조건이 자주 보입니다. 어떤 카드는 전월 실적 없이 기본 적립이 되는 대신 연회비가 조금 높거나 추가 혜택 구조가 다르고, 어떤 카드는 실적 조건을 채워야 추가 적립이나 라운지 혜택이 열립니다. 이 부분을 대충 넘기면 생각보다 적립이 덜 됩니다.
가계부 기준으로는 전월 실적 50만 원이 쉬운지부터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통신비 8만 원, 교통비 7만 원, 장보기 25만 원, 병원·약국 5만 원, 생활용품 5만 원이면 50만 원이 됩니다. 그런데 이미 다른 카드로 할인받는 고정비가 많다면 새 카드 실적을 채우려고 결제 동선을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적립 제외 항목입니다. 세금, 공과금, 아파트관리비, 보험료, 상품권, 무이자할부, 선불 충전 등이 카드마다 다르게 빠질 수 있습니다. 어떤 카드는 관리비 적립을 내세우고, 어떤 카드는 공과금이 실적에는 잡혀도 마일리지 적립은 안 되는 식입니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안내에서도 카드별 적립 기준은 카드사 상품 설명을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실제로는 이 작은 문구가 1년 적립액을 많이 바꿉니다.
생활비 카드로 쓸지, 여행 카드로 쓸지 나누기
카드 선택은 성격을 나누면 쉬워집니다. 첫째는 생활비형입니다. 국내외 가맹점 1천 원당 1마일처럼 구조가 단순하고, 적립 한도가 없거나 넉넉한 카드가 어울립니다. 매달 70만~150만 원 정도를 꾸준히 쓰는 집이라면 복잡한 쿠폰보다 기본 적립이 더 편합니다.
둘째는 해외·면세형입니다. 해외 결제, 면세점, 항공권 구매에서 1천 원당 2마일 또는 그 이상 적립이 붙는 카드가 있습니다. 1년에 해외여행을 1~2번 가고 항공권을 직접 결제하는 사람에게는 체감이 큽니다. 예를 들어 항공권과 숙소 일부로 200만 원을 해외 결제하고 2마일 적립을 받으면 4,000마일입니다. 같은 금액을 기본 1마일 카드로 쓰면 2,000마일이니 차이가 납니다.
셋째는 프리미엄형입니다.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 해외, 호텔, 백화점 등에서 높은 적립률을 주고 연간 보너스 마일을 제공하는 카드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다만 연간 보너스는 첫해와 다음 해 조건이 다를 수 있고, 연간 이용금액 기준도 상품마다 큽니다. 매년 600만 원, 1,200만 원, 그 이상을 해당 카드로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지 봐야 합니다.
가계부에 넣어보는 선택법 5가지
- 월 카드 사용액이 50만 원 미만이면 연회비 낮고 구조 단순한 카드를 우선으로 봅니다.
- 월 100만 원 이상 꾸준히 쓰면 1천 원당 1마일 기본 적립 카드가 계산하기 편합니다.
- 해외 결제가 연 200만 원 이상이면 해외 추가 적립 한도와 수수료 혜택을 같이 봅니다.
- 라운지, 발레파킹, 항공권 할인 쿠폰은 1년에 실제로 몇 번 쓰는지 금액으로 적어봅니다.
- 세금, 관리비, 보험료를 많이 낸다면 적립 제외 항목을 먼저 확인합니다.
저라면 첫 대한항공마일리지카드는 너무 비싼 프리미엄 카드보다 연회비 3만~5만 원대에서 시작하겠습니다. 6개월 정도 써보면 내 생활비가 마일리지로 얼마나 바뀌는지 감이 옵니다. 월 100만 원을 써서 1년에 1만~1만2천 마일 정도 쌓이는 집인지, 실적 조건 때문에 매달 카드값이 흔들리는 집인지 금방 보입니다.
마일리지는 공짜 선물처럼 보이지만 결국 내 소비가 만든 숫자입니다. 그래서 좋은 카드는 적립률이 제일 높은 카드가 아니라, 이미 쓰던 생활비를 조용히 옮겨 담아도 부담이 없는 카드에 가깝습니다. 저는 가계부에서 그런 카드가 오래 살아남는 걸 많이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