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상담 전에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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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상담 전에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대출상담 전에 왜 가계부를 먼저 봐야 할까

얼마 전 지인이 대출상담을 받으러 간다고 해서 같이 가계부를 펼쳐본 적이 있습니다. 본인은 “매달 80만 원 정도는 갚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6개월 평균을 내보니 실제로 남는 돈은 42만 원 정도였어요. 느낌과 숫자가 꽤 달랐습니다.

대출상담은 금리만 묻는 자리가 아닙니다. 결국 내 생활비 구조 안에서 얼마까지 빌려도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상담사가 한도를 말해줘도, 그 한도가 내 집밥 횟수와 병원비, 아이 학원비, 부모님 용돈까지 알고 계산된 숫자는 아니거든요.

저는 대출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전세, 주택, 사업, 급한 병원비처럼 필요할 때가 분명 있습니다. 다만 대출상담을 받기 전에 내 숫자를 먼저 들고 가면, 상담이 훨씬 덜 흔들립니다. “얼마까지 가능하세요?”라는 질문에 분위기로 답하지 않게 됩니다.

1. 월 상환 가능액은 희망이 아니라 평균 잔액으로 잡기

가장 먼저 볼 숫자는 월 상환 가능액입니다. 여기서 실수하기 쉬운 게 “아끼면 낼 수 있는 돈”을 기준으로 잡는 겁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320만 원이고 카드값, 공과금, 식비, 보험료, 교통비를 빼면 90만 원이 남는다고 해도 그 전부를 대출 상환액으로 잡으면 위험합니다.

제가 권하는 방식은 최근 6개월 평균 잔액을 보는 겁니다. 월말 통장에 실제로 남은 돈이 20만 원, 55만 원, 38만 원, 70만 원, 15만 원, 44만 원이었다면 평균은 약 40만 원입니다. 이 경우 상담 때 “월 70만 원까지 가능하다”고 말하는 건 생활을 꽤 세게 조이는 선택이 됩니다.

  • 최근 6개월 월말 잔액 평균을 낸다
  • 그중 70~80%만 상환 가능액으로 본다
  • 비정기 지출이 많은 집은 60%까지 낮춘다

평균 잔액이 40만 원이라면 실제 상환 가능액은 28만~32만 원 정도로 보는 식입니다. 조금 답답해 보이지만, 대출은 첫 달만 갚는 게 아니라 몇 년 동안 갚는 돈입니다. 여유분을 남겨야 오래 갑니다.

2. 고정비 비율이 60%를 넘는지 확인하기

대출상담 전에 꼭 계산해볼 숫자가 고정비 비율입니다. 고정비는 월세나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구독료, 기존 대출 상환액처럼 매달 거의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입니다. 여기에 새 대출 상환액이 들어오면 생활비가 확 줄어듭니다.

월 실수령액이 300만 원인데 기존 고정비가 150만 원이라면 이미 50%입니다. 여기에 새 대출 원리금이 45만 원 붙으면 고정비는 195만 원, 비율은 65%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외식 몇 번 줄이는 정도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경조사비나 자동차 수리비 한 번에 바로 카드 할부가 늘어날 수 있어요.

제 가계부 기준으로는 고정비가 60%를 넘기 시작하면 돈 관리가 급격히 빡빡해졌습니다. 특히 식비와 아이 관련 지출은 마음먹은 만큼 쉽게 줄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출상담을 받을 때는 “월 상환액이 얼마인가요?”만 묻지 말고, 그 상환액을 넣었을 때 고정비 비율이 몇 퍼센트가 되는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3. 대출상담에서 꼭 물어볼 5가지

상담 자리에서는 금리 숫자가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금리만 듣고 판단하면 놓치는 게 많습니다. 같은 금리처럼 보여도 상환 방식, 중도상환수수료, 변동금리 조건에 따라 실제 부담은 달라집니다.

  • 월 원리금 상환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 금리가 바뀐다면 어떤 기준으로 바뀌는지
  • 중도상환수수료가 언제까지 얼마인지
  • 부대비용과 인지세, 보증료가 있는지

예를 들어 3,000만 원을 빌릴 때 월 상환액만 보면 감이 잘 안 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 후에 꼭 1년 단위로 계산해봅니다. 월 58만 원이면 1년에 696만 원입니다. 3년이면 2,088만 원이 현금흐름에서 빠집니다. 숫자를 길게 펼쳐보면 대출이 훨씬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상담사가 권하는 최대 한도와 내가 감당 가능한 한도는 다릅니다. 한도가 5,000만 원 나온다고 해서 5,000만 원을 다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필요한 금액이 3,200만 원이면 3,200만 원 기준으로 상담을 이어가는 게 낫습니다. 남는 한도는 여유가 아니라 미래의 상환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4. 기존 카드값과 할부를 대출처럼 보기

많은 분들이 대출상담을 받을 때 기존 대출만 신경 씁니다. 그런데 가계부에서는 카드 할부도 사실상 작은 대출처럼 움직입니다. 냉장고 할부 12만 원, 휴대폰 할부 6만 원, 여행비 할부 18만 원이 있으면 이미 매달 36만 원이 고정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새 대출 상환액 45만 원이 붙으면 체감 부담은 81만 원입니다. 상담 서류에서는 다르게 보일 수 있어도, 통장에서 빠지는 입장에서는 똑같이 생활비를 줄이는 돈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출상담 전 카드 앱에서 남은 할부 총액과 월별 청구 예정액을 먼저 봅니다.

특히 3개월 안에 끝나는 할부와 12개월 이상 남은 할부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곧 끝나는 할부라면 몇 달만 조심하면 되지만, 길게 남은 할부는 새 대출과 함께 오래 겹칩니다. 이 겹치는 기간이 길수록 생활이 답답해집니다.

5. 상담 후 바로 결정하지 말고 하루치 생활비로 바꿔보기

대출상담을 받고 나오면 이상하게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습니다. 승인 가능, 우대금리, 한도 유지 기간 같은 말이 붙으면 지금 결정해야 할 것 같거든요. 근데 저는 큰돈일수록 하루만 더 보는 편이 낫다고 느꼈습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월 상환액을 하루치로 나눠봅니다. 월 60만 원이면 하루 2만 원입니다. 부부 둘이 커피와 간식 한 번, 또는 점심값 한 끼 정도가 매일 사라지는 숫자입니다. 월 90만 원이면 하루 3만 원입니다. 이렇게 바꿔보면 그 돈이 내 생활에서 어디를 건드릴지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대출상담은 돈을 빌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내 생활이 그 상환을 받아낼 수 있는지 점검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상담 전 가계부를 보는 사람이 더 냉정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덜 불안하게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숫자를 알고 빌리면 대출이 막연한 짐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항목으로 내려옵니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대출상담 전에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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