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Last Updated :
개인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지인이 개인신용대출을 알아보고 있다며 제 가계부 양식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금리가 몇 퍼센트인지보다 먼저 봐야 할 게 있냐고 묻더군요. 저는 늘 같은 대답을 합니다. 대출은 은행 앱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지난 3개월 가계부에서 시작하는 게 훨씬 덜 흔들립니다.

개인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신용으로 빌리는 돈이라 빠르고 편합니다. 그런데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월 상환액이 내 생활비 안에서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특히 카드값, 구독료, 배달비처럼 매달 조금씩 새는 돈이 있는 집은 대출금 자체보다 상환이 들어온 뒤의 생활 리듬이 더 중요합니다.

1. 먼저 고정지출 비율을 계산합니다

제가 가장 먼저 보는 숫자는 월 소득 대비 고정지출 비율입니다. 월 실수령액이 300만 원이고 월세 70만 원, 보험 20만 원, 통신비 10만 원, 관리비 18만 원, 기존 대출 35만 원이 있다면 이미 153만 원이 정해진 지출입니다. 비율로는 51%입니다.

여기에 개인신용대출 상환액이 30만 원 추가되면 고정지출은 183만 원, 비율은 61%가 됩니다. 이 정도면 식비나 교통비를 조금만 초과해도 카드값으로 밀릴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보통 고정지출이 60%를 넘으면 대출 조건보다 지출 구조를 먼저 손봅니다.

  • 월 실수령액: 300만 원
  • 기존 고정지출: 153만 원
  • 새 대출 상환액: 30만 원
  • 상환 후 고정지출 비율: 61%

사실 이 계산은 5분이면 됩니다. 그런데 이 5분을 건너뛰면 2년, 3년 동안 매달 빠듯함을 감당해야 합니다.

2. 상환액은 원금보다 월 현금흐름으로 봅니다

대출금 1,000만 원이라는 숫자는 크게 느껴지지만, 생활에서는 월 상환액이 더 직접적입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3년 동안 갚는다고 하면 금리와 방식에 따라 매달 30만 원 안팎의 돈이 빠질 수 있습니다. 이 돈은 남는 돈에서 나가는 게 아니라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자리를 차지합니다.

제가 가계부를 볼 때는 ‘대출 후에도 저축이 남는가’를 꼭 봅니다. 월급 300만 원 중 생활비와 고정지출을 빼고 40만 원이 남던 사람이 상환액 30만 원을 추가하면 여유는 10만 원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병원비 12만 원만 생겨도 바로 적자가 납니다.

상환 가능액을 잡는 간단한 방식

최근 3개월 평균 잔액을 보세요. 월말에 실제로 남은 돈이 45만 원, 20만 원, 35만 원이었다면 평균은 약 33만 원입니다. 이때 상환액을 33만 원으로 잡으면 위험합니다. 변동 지출이 늘어나는 달을 생각해서 저는 평균 잔액의 60~70% 정도만 상환 가능액으로 봅니다. 평균 33만 원이면 20만 원에서 23만 원 선이 더 현실적입니다.

3. 대출 목적을 생활비인지, 구조조정인지 구분합니다

개인신용대출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 개의 카드론이나 고금리 빚을 하나로 묶어 이자 부담을 낮추는 경우라면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생활비 부족을 메우려고 새 대출을 받는 경우는 다릅니다. 이때는 대출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시간을 뒤로 미루는 역할을 할 때가 많습니다.

예전에 제 가계부에서도 비슷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월급 전 5일 정도가 늘 부족해서 카드로 식비를 넘겼고, 다음 달에는 그 카드값 때문에 또 부족했습니다. 금액은 한 달 15만 원 정도였는데 6개월이 지나니 체감 부담은 훨씬 커졌습니다. 작은 구멍도 매달 반복되면 대출을 부르는 습관이 됩니다.

  • 구조조정 목적: 기존 고금리 빚을 낮은 금리로 바꾸는 경우
  • 일시 자금 목적: 이사비, 병원비처럼 기간과 금액이 분명한 경우
  • 생활비 보전 목적: 매달 부족한 돈을 빌려 메우는 경우

세 번째라면 대출 한도보다 먼저 식비, 외식비, 구독료, 보험료를 봐야 합니다. 죄책감을 갖자는 뜻이 아닙니다. 새는 지점을 알아야 빌린 돈이 다시 새지 않습니다.

4. 신용점수보다 연체 가능성을 더 무겁게 봅니다

개인신용대출을 알아볼 때 신용점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금리와 한도에 영향을 주니까요. 하지만 가계부 입장에서는 ‘연체 없이 끝까지 갚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신용점수가 좋아도 현금흐름이 빡빡하면 상환일마다 불안해집니다.

저는 상환일을 월급일 다음 날이나 고정수입이 들어온 직후로 맞추는 편을 권합니다. 월급일이 25일인데 상환일이 20일이면, 통장 잔액이 가장 얇을 때 돈이 빠져나갑니다. 같은 30만 원이라도 빠지는 날짜에 따라 체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연체 위험을 줄이는 체크리스트

  • 상환일이 월급일 이후인지 확인
  • 비상금이 최소 한 달 상환액 이상 있는지 확인
  • 기존 카드값 결제일과 겹치지 않는지 확인
  • 대출 후에도 월 저축액이 0원이 되지 않는지 확인

특히 비상금은 작아도 있어야 합니다. 30만 원 상환액을 가진 사람이 비상금 0원으로 시작하면, 예상 밖 지출이 생길 때 바로 카드나 추가 대출을 찾게 됩니다.

5. 대출 전 30일만 지출을 압축해 봅니다

급한 돈이 아니라면 저는 30일 테스트를 권합니다. 한 달 동안 개인신용대출 예상 상환액만큼 따로 빼놓고 살아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예상 상환액이 28만 원이면 월급날 바로 28만 원을 다른 통장으로 옮깁니다. 그리고 그 돈은 없는 돈처럼 둡니다.

이 테스트가 생각보다 정확합니다. 한 달 동안 카드값이 늘었는지, 배달을 줄였을 때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저축이 완전히 멈추는지 보입니다. 상환이 시작되면 이 실험이 매달 반복됩니다. 다만 그때는 중간에 그만두기 어렵습니다.

만약 30일 테스트에서 너무 답답했다면 대출금액을 줄이거나 기간을 조정하는 게 낫습니다. 반대로 큰 무리 없이 지나갔다면 월 상환액이 생활 안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은행의 승인 가능성과 내 생활의 지속 가능성은 다른 문제입니다.

개인신용대출은 누군가에게는 숨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매달 마음을 조이는 고정비가 됩니다. 차이는 대출 자체보다 받기 전 숫자를 얼마나 솔직하게 봤는지에서 갈립니다. 저는 대출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 가계부가 버틸 수 있는 만큼만 빌리는 것이 오래 가는 방식이라고 봅니다.

개인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 요약
개인신용대출 받기 전 가계부에서 먼저 확인할 5가지 숫자 | 엠벨런스 : https://mbalance.co.kr/3092
엠벨런스 © mbalance.co.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