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용연금저축 납입 전 따질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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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용연금저축 납입 전 따질 4가지

지난달 가계부를 넘기다가 연금저축 자동이체 50만 원 옆에 ‘절세’라고 적어 둔 메모를 봤습니다. 그때는 잘한 지출이라고 생각했는데, 생활비가 빠듯했던 달에도 같은 금액을 넣고 있더군요. 절세도 좋지만 오래 묶어 둘 돈인지부터 따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보다 먼저 공제 방식을 확인하기

‘소득공제용연금저축’이라고 많이 검색하지만, 현재 연금저축에 적용되는 것은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액공제입니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소득을 줄이고, 세액공제는 계산된 세금에서 일정 금액을 빼는 방식입니다. 이름을 헷갈리면 납입액만큼 세금이 줄어든다고 기대하기 쉽습니다.

국세청 안내 기준으로 연금저축 납입액은 연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입니다. IRP 등 퇴직연금 납입액을 합치면 한도는 연 900만 원입니다. 근로소득만 있다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일 때 공제율은 15%, 이를 넘으면 12%입니다. 지방소득세 감소분까지 함께 계산할 때 흔히 말하는 16.5%, 13.2%가 됩니다. 다른 종합소득이 있다면 15% 적용 기준은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 이하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총급여 5,000만 원인 사람이 연금저축에 300만 원을 넣었다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최대 49만 5,000원의 세금 감소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대’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이미 다른 공제로 낼 세금이 적거나 없다면 계산한 금액을 모두 돌려받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 연말정산 결과를 먼저 펼쳐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월 50만 원은 한도가 아니라 선택지

연 600만 원을 채우려면 매달 50만 원입니다. 숫자는 깔끔하지만 모든 집에 맞는 금액은 아닙니다. 월 실수령액이 320만 원이고 주거비·식비·보험료 같은 필수 지출이 240만 원이라면 남는 돈은 80만 원입니다. 여기서 50만 원을 연금저축으로 보내면 병원비나 경조사비가 생긴 달에는 카드값으로 빈자리를 메우기 쉽습니다.

이런 가계라면 월 20만 원부터 잡는 편이 편할 수 있습니다. 1년이면 240만 원이고, 위의 총급여 조건에서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세금 감소 예상액은 최대 39만 6,000원입니다. 월 50만 원을 넣는 경우의 최대 99만 원보다 작지만, 빚을 내거나 생활비를 계속 조여 가며 납입할 필요는 줄어듭니다. 저는 연금저축 납입액을 정할 때 공제 한도보다 지난 6개월의 ‘무리 없이 남은 돈’을 먼저 봅니다.

가계부에서는 연금저축을 생활비와 섞지 않고 ‘노후자금 이체’로 따로 적으면 흐름이 잘 보입니다. 월급날 20만 원을 옮긴 뒤 석 달 동안 카드값과 비상금 잔액이 안정적이면 증액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두 달 연속 비상금을 꺼냈다면 자동이체 금액을 낮추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노후 준비 때문에 지금의 현금 흐름이 흔들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중간에 쓸 돈은 따로 남겨 두기

연금저축은 이름처럼 오래 보유하고 연금으로 받는 것을 전제로 한 계좌입니다. 그래서 이사 보증금, 1~2년 안에 쓸 교육비, 갑작스러운 수리비까지 넣기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을 연금이 아닌 방식으로 꺼내면 일반적으로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6.5%의 기타소득세가 적용됩니다. 공제받지 않은 납입금 등은 과세 방식이 다르므로, 인출 전에 금융회사에서 금액별 내역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계부에 월평균 생활비가 230만 원으로 찍힌다면, 우선 당장 꺼낼 수 있는 돈을 몇 달 치나 갖고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세 달 치를 기준으로 잡아도 690만 원입니다. 이 돈이 부족한 상태에서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연말에 600만 원을 한꺼번에 넣으면 다음 해 초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비상금의 적정 크기는 소득 안정성, 가족 수, 고정비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준은 하나여도 각 집의 숫자는 다릅니다.

계좌를 열기 전에 납입과 운용을 나눠 생각하기

연금저축에 돈을 넣는 일과 그 안에서 무엇을 살지는 별개의 결정입니다. 계좌 종류와 상품에 따라 수수료, 운용 방식, 원금 손실 가능성이 다릅니다. 세액공제율이 같다고 운용 결과까지 같아지지는 않습니다. 투자 상품을 고를 때는 지난 수익률 하나보다 비용과 가격 변동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IRP를 곁들여 연 900만 원 한도를 채울 수도 있습니다. 연금저축 600만 원과 IRP 300만 원이 대표적인 조합이지요. 하지만 900만 원을 채우려면 월평균 75만 원을 오래 떼어 두어야 합니다. 연금저축만으로도 부담스럽다면 IRP까지 서둘러 늘릴 이유는 없습니다. 두 계좌의 인출 조건과 투자 가능 상품에도 차이가 있으니, 납입 전에는 금융회사 설명을 읽어 두는 게 좋습니다.

제 가계부에서 오래 유지된 항목은 대개 처음부터 큰돈을 넣은 항목이 아니었습니다. 월세와 식비를 내고도 남는 금액으로 시작해, 형편이 나아질 때 조금씩 올린 항목이었습니다. 연금저축도 그렇게 다루고 싶습니다. 올해 세금을 조금 덜 내는 일과 다음 달 생활을 편안하게 이어 가는 일이 같은 방향이어야 오래 갈 수 있으니까요.

소득공제용연금저축 납입 전 따질 4가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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